이메일함으로 배달되는 작은 문학관
읽는 행위는 비단 종이책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활자를 눈으로 따라가며 마음의 빈칸을 채우는 일이라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독서'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요즘 책보다 가벼운, 하지만 결코 얕지만은 않은 '뉴스레터'를 읽는 즐거움에 빠져 있습니다.
한때 문학계에서 '일간 이슬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엔 메일로 글을 받는다는 생소함 때문에 고민만 하다 구독 시기를 놓쳤는데, 나중에 책으로 엮인 결과물을 보며 '진작 구독할걸' 하고 깊이 후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아쉬움이 계기가 되어 저는 뉴스레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구독과 취소를 반복하며 제 취향의 필터가 거르고 걸러낸, 현재 제 메일함에 오롯이 남은 세 가지 뉴스레터를 소개합니다. 셋 다 무료로 구독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 여러분께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라이프스타일 잡지 '어라운드'는 매호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깊이 있게 다룹니다. 창간 초기부터 종이 잡지로 읽어오던 매체인데, 요즘은 짐을 늘리지 않으려 종이책 대신 뉴스레터를 선택했습니다. 뉴스레터에서는 잡지 지면에 다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나, 본문의 일부를 미리 맛볼 수 있습니다. 어라운드 특유의 따뜻하고 감각적인 시선을 메일함에서 만나는 일은 꽤 근사한 휴식이 됩니다.
평소 제가 애정하는 시집 시리즈입니다. 지난 독서 결산에서도 이 시리즈의 시집들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죠. 이곳의 뉴스레터는 필진들의 짧은 에세이와 시 한 편이 나란히 실려 옵니다. 시를 어렵게만 느꼈던 분들도 에세이를 징검다리 삼아 시의 세계로 훨씬 쉽게 건너갈 수 있는 구성입니다. 여기서 만난 시가 마음에 닿는다면, 그 시가 실린 시집을 직접 찾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그렇게 읽기 시작한 시집들이 벌써 열 권을 훌쩍 넘었습니다.
저처럼 기록을 사랑하는 분이 운영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저는 이미 저만의 기록 방식을 정립했기에 실용적인 팁 자체가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아, 이렇게도 기록할 수 있구나' 하는 신선한 인사이트를 얻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기록 생활에 권태를 느끼거나, 이제 막 습관을 들이고 싶은 분들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입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다시 펜을 쥐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책 한 권을 온전히 읽어내기가 버거운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메일함에 배달되는 짧은 글귀들이 여러분의 독서 생활을 조금 더 풍성하고 가볍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오늘 여러분의 메일함에는 어떤 문장이 도착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