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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의 여자 Jun 22. 2021

안갯속 발자국

#에세이 47

내일,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길게 뻗어 가는 비구름은 전국을 덥을 것이고 오래 내릴 것이라 말했다. 요즘 머릿속에 안개가 끼인 듯하다. 길을 잃은 듯 내 발자국을 돌아봤을 때, 안갯속에서 발자국들은 보이지 않았다. 안개는 깊고 낮게 그리고 넓게 깔려 있었다. 


안개는 언젠가 걷힐 것이다. 그때가 왔을 때를 상상해 본다. 흩어진 발자국들이 뚜렷하게 남아 있길 바란다. 내가 무엇으로부터 안갯속으로 걸어 들어왔는지 보기 위해 말이다. 그리고 발자국을 따라 돌아간 곳에 기억 속의 그곳이 남아있길 바란다. 비구름은 천둥과 벼락을 안고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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