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노래

#에세이 46

by 모래의 여자

그런 노래가 있다. 가사 내용은 정확히 모르지만 어디서는 들어본 노래. 옆에 있는 친구에게 가사를 읊어주면 '그거 OOO 아니냐?' 라며 서로 의문을 던지는 노래. 길을 걷는다거나,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던 중 흘러나오는 가사만 아는 그런 노래. 그런 노래들의 특징은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다는 점이고, 노동요나 추임새처럼 본인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처럼 이렇게 비 오는 날이면 나에게도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곡명은 남행열차라는 곡으로 솔직하게 누가, 언제 불렀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기억의 출처는 어렸을 적 부모님과 함께 듣던 라디오에서 어림잡아본다. 다 알지 못하는 가사였지만 남쪽으로 향하는 기차에 대한 연인의 슬픔이 가득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밤중의 남행열차 안의 차창 너머 흐르는 빗물과 본인의 눈물을 엮어 이별의 슬픔을 이야기하면서도 박자는 굉장히 리드미컬했던 것이 내 기억 속에 깊이 박혀있다.


남행열차라는 곡이 생각날 때면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비 내리는 호남선 기차에는 과연 무엇이 실려있을까?'라는 정말 기가 차는 물음표이다.


이 기가 차는 물음표를 차분하게 상상해보자. 일단 차창 너머로 내리는 비를 보며 슬픔과 우수에 젖을 수는 있지만 만약 승객칸의 뒤로 연결되었을 화물칸에 석탄이나 곡물이 실려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소금 가마니라도 실려있다면 짭짤하게 간이 된 빗물이 바닥에 첨벙거렸을 것이다. 기관사들은 가림막이나 무언가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비를 막아야 한다. 그걸 씌우며, 덮으며, 싸매며 하는 일도 궂은 날씨엔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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