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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대현 Oct 30. 20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아주 많이 들어 본 작품이지만 이번 기회에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이 작품의 작가가 괴테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난 괴테의 파우스트만 알고 있었는데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자전적인 소설을 쓰고 나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작품이 흡입력이 있고 재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고, 괴테의 깊이 있는 생각들도 충분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단순하다. 베르테르라는 주인공이 로테라는 여자에게 사랑에 빠진다. 로테는 그때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약혼자가 같이 무도회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다른 파트너와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베르테르는 로테를 처음 보는 순간 로테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반해버린다. 그런데 로테는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도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베르테르는 로테와 이야기를 할수록 로테와 너무나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테 역시 취향이나 사상이 베르테르와 잘 맞아서 둘은 아주 친한 사이가 된다. 베르테르는 후에 로테의 약혼자인 알베르트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질투심 때문에 알베르트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지만, 알면 알 수록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베르테르는 로테의 약혼자인 알베르트에게도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로테는 알베르트와 결혼을 하고, 베르테르는 로테를 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베르테르는 로테를 향한 사랑을 잊어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로테의 주변을 맴돈다. 로테와 워낙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베르테르는 결혼한 후에도 로테와 자주 어울렸다. 하지만 결국 베르테르는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로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게 되고 로테는 베르테르의 마음을 단칼에 거절한다.

결국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게 권총을 빌려 자살을 하고 만다.


어른들도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아이들과 똑같이 이 지상을 방황하면서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며,
참다운 목적을 위해 행동하지도 않고,
오직 비스킷이나 과자, 자작나무 회초리로 조종되고 있을 뿐이야.

 이 말이 참 공감이 되었다. 어려서는 어른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것을 해야 맞는지.... 그런데 크면 클수록 깨닫게 된다. 어른들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어려서는 과자나 회초리로 조종을 당했다면 크고 나서는 돈이나 권력 같은 걸로 조종당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지 않은 채 살아간다.


당신들은 어떤 일에 대해서 왜 그것을 곧 어리석다던가,
현명하다든가, 또는 좋다, 나쁘다 하고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걸일까요?
······
왜 그런 행위가 일어났고,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는지
원인을 설명할 수 있습니까?

 이 말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나서 마치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좋다, 나쁘다, 멍청하다, 똑똑하다 같은 것을 버릇처럼 판단한다. 물론 요즘 젊은 이들을 중심으로 이런 판단 쟁이들을 '꼰대'라고 비난을 하고 있지만 사실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똑같이 이런 문화가 만연해 있다.



물론 나 역시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앞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른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곳 사람들은 1년 내내 형식적인 것에만 정신을 빼앗겨서,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식탁에 앉을 때 조금이라도
윗자리에 앉자는 생각뿐이야.
그럼 그 외에 뭔가 할 일이 없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도 않아.
하찮은 일에 신경 쓰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일은 끝내지도 못하고 누적되어 있는 꼴이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형식적인 것, 또 남에게 보이는 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인생을 낭비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형식적이고 남에게 보이는 것을 위해서  대부분의 인생을 쏟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진짜 나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을 위해서 살아가고 싶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사는 것이 쉽지가 않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항상 놓치면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더 의미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한 여자에게서 인생의 의미를 찾은 한 남자가 그 여자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베르테르의 사랑 '로테'는 다양한 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로테라는 인물은 단순히 사랑하는 한 '여자'를 넘어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의미'를 뜻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한 여자를 위해서 살아가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간다. 다른 누군가는 '대의'를 위해서 살아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식'위해서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인생의 '의미'를 잃었을 때 죽게 된다는 것을 이 작품이 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또 한 가지. 각자의 인생의 '의미'는 다르다. 내 인생의 '의미'만이 가장 중요하고 고상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의 '의미'도 내 인생의 '의미' 만큼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인생의 '의미'도 존중해주는 태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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