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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대현 Oct 30. 2021

아낌없이 주는 나무(실버스타인)

줄거리, 명대사, 해석


 아주 짧은 작품이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숙히, 오랫동안 남아있는 작품이다. 짧고 간결하게 쓰였고, 삽화도 곁들어 있어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 에도 제격인 글인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아주 어린 시절에 읽었다. 시간이 너무 흘러 버려 내용은 가물가물 했지만 그때 읽었던 알 수 없는 감정들은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에게 메시지와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떤 소년은 항상 나무에게로 왔다. 나무는 소년을 너무 사랑했고 소년이 올 때마다 기쁘고 행복했다. 소년은 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나무에 있는 사과를 따먹기도 했다. 그네도 타고 잎사귀로 왕관도 만들며 그렇게 매일매일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소년도 그런 나무를 정말 사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소년이 자라자 더 이상 나무를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왔다. 나무는 소년이 와서 너무 기뻤다. 하지만 소년은 놀기 위해서 나무를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돈이 필요하다며 나무에게 물었다. 그러자 나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과 열매를 따서 팔라고 했다. 소년은 나무에 올라가 사과 열매를 따갔다. 나무는 그래도 행복했다.



그 뒤 소년은 오랫동안 나무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나무를 찾아왔다. 소년은 이번에 집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나무는 자기의 가지를 베어가 집을 지으라고 했다. 그래서 소년은 나무의 가지를 베어갔다. 나무는 행복했다.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소년이 늙은 모습으로 나무를 찾아왔다. 소년은 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나무는 자신의 줄기를 베어다 배를 만들라고 말했다. 그래서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갔다. 나무는 행복했다.


그렇게 세월이 또 많이 흘러갔다. 소년은 완전히 늙어서 나무에게 찾아왔다. 나무는 더 이상 소년에게 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소년 역시 더 이상 필요한 게 없었다. 이제 늙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앉아서 쉴 곳이 필요했다. 나무는 자신의 밑동에 앉도록 해주었고 늙은 소년은 나무의 밑동에 앉아 쉬었다.


해석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여운이 남는다. 이런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처음 읽었을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부모님을 상징하는 게 아닌가 단순하게 생각했다. 세상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주는 존재는 부모님 외에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깊게 고찰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소년은 어린 시절 가지고 있었던 순수함과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낭만을 잃어버린 사람을 상징하는 듯하다. 반면 나무는 변함없이 어린 시절의 순수한 사랑과 아름다움을 켜내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소년은 어린 시절 나무를 항상 찾아왔다. 무언가를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무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나무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했고 즐거웠다. 나무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소년은 나무와 더 이상 함께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나무를 찾아와서는 대뜸 묻는다. "나한테 돈 줄 수 있어?" 소년에게 사랑은 뒤로 밀려났다. 소년은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 사랑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찾는 게 아니라 필요하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소년은 자기가 필요할 때만 나무를 찾는다.


반면 나무는 변함없는 사랑을 배신하지 않았다. 소년을 항상 기다렸고, 소년이 찾아올 때마다 기쁘고 행복해했다. 소년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않았고 어떤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소년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나무는 만족해했다.


표면적으로 볼 때 나무는 불행해 보인다. 소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반면 소년은 행복해야 했다. 필요할 때마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존재가 있었으며 그 존재로 인해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의미심장하다.



사랑하기를 선택한 나무는 항상 행복했다. 하지만 사랑을 포기한 소년이 행복하다는 구절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소년은 나중에 자신을 즐겁게 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만 깨닫는다.



이 이야기는 지금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돈을 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집을 사고 결혼을 한다. 그것도 모자라다면 보트를 사고 건물을 산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행복은 찾아볼 수 없다. 나중에 늙어서 결국 빈손으로 남겨질 뿐이다. 사랑을 포기한 삶의 말로가 다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사랑을 선택한 사람은 행복하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지라도.



가진 게 없어도 어린 시절에 품었던 순수한 낭만을 시키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이게 작품에서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냥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하고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 사람이 날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이.



내가 행복하고 즐겁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 일이 많은 돈을 내어주지 못하더라도.



나도 과연 이 작품에 나오는 나무처럼 낭만을 지켜낼 수 있을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나도 이제 많이 커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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