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 Poem 1 - 경복궁 옆 카페 '텐어클락'
1. 기다림의 숫자.
2. 기다림이 설렘이 되는 숫자.
3. 나와 너 우리가 만나 이야기가 되는 숫자.
지금은 사라진, 경복궁 옆 카페 '텐어클락'의 층 이름이다.
1층. 주문을 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종이처럼 얇은 반죽을 서른 겹 포갠 크레이프 케이크가 맛있어 보인다. 커피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곳 커피, 콜드브루부터 핸드드립까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2층. 소파와 쿠션이 있다. 앉아본다. 눈을 감았다 뜨면 맞은편 소파에 네가 앉아있을 것만 같다. 너를 떠올리며 들뜨듯, 케이크 한 조각과 커피 두 잔이 얼른 나오길 기다린다. 설렌다.
3층. 루프탑이다. 내 커피잔 앞에 똑같은 커피잔이 하나 더 있다. 깊은 커피 속에, 나를 닮았지만 나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이 일렁인다. 너다. 저물어가는 경복궁 하늘 아래서 커피의 색과 밤하늘의 색이 같아지듯, 너와 나는 하나가 된다. 구름이 밤을 먹는 하늘은 카페라떼. 빨간 노을이 별을 태우는 하늘은 얼그레이. 우리는 매번 다른 베버리지 하늘 속으로 침잠해 이야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