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학원 운영이 될까요?
동네 학원, 우리는 모두 경영 상황을 주시한다
수능을 치르고 연말이 다가오면 동료 선생님과 나는 이런 말을 주고받으며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내년에 학원 운영이 될까요?”
4년 전 내가 G학원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학원 규모는 제법 괜찮았다. 전에 근무하던 D학원처럼 건물을 통째로 학원이 사용한 건 아니었지만, 상가 건물 내 세 곳을 사용하여 학원을 운영했으니 운영이 위태로울 정도로 작은 학원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원생이 해마다 줄어들어 운영을 강사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작은 학원이 됐다.
중등부가 사라지고 고등부 신입생 수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더니 그해 신입생이라고는 눈에 보이질 않았다. 다음 해도, 그다음 해도. 학원은 눈에 띄게 몰락해가고 있었다.
강사의 수도 확연히 줄었다.
2년 전부터 나는 G학원의 모든 국어 수업을 맡게 되었다. 처음엔 나와 A 선생님이 수업을 나눠서 했었다. 나는 일주일에 세 번 출근하는 것으로, A 선생님은 두 번 출근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런데 원생이 줄어들자 학원은 두 명의 국어 강사를 한 명으로 줄이기로 했고 그것은 내가 아닌 A 선생님의 해고로 이어졌다.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A 선생님은 화요일에 원장에게 해고 통지를 받고, 목요일에 바로 짐을 쌌다고 한다.
일반 회사에서는 이것이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어떻게 해고를 통보받자마자 이행할 수가 있나. 그러나 학원계에서는 뒤에서 욕할 정도지, 이걸 대놓고 항의하진 않는다. 그냥 그렇게 되어 있더라, 시스템이. 입사도 그날 당일부터 바로 하고, 해고도 그날 당일부터 바로 하지만 강사가 퇴사할 때는 적어도 2, 3주 전에는 말해야 하는 모순적인 시스템이. 동네 학원 강사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그렇게 운영을 걱정할 정도의 작은 학원에서 나는 오늘도 일한다. 처음은 아니다. 예전에 근무했던 곳에서도 그런 적이 있다. 그때는 어려서 지금처럼 밥벌이에 대한 걱정을 심각하게 하진 않았다. 원장님이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지, 하며 믿었다. 그리고 학원의 사정을 관찰했다. 그곳 원장님은 정말 알아서 위기를 극복하시는 듯 보였다. 외부 강의를 나가셔서 월급을 마련해 오고, 다른 강사의 배려로 지급해야 할 월급을 줄였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위기를 극복하는 듯 보이는 그 원장님께 그만 일하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작은 학원을 다니다 보니, 경영이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잘 되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이고, 잘 안 되는 이유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 보였다. 그 이유를 적극적으로 찾는 원장님은 거의 없었고, 바글거려야 할 학원은 고요만이 가득했다. 난 그 고요가 싫었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함이 없는 곳은 썰렁했고 강사의 목소리로 가득 차야 할 곳이 텅 비는 일은 일하는 재미를 빼앗았다. 게다가 나 자신의 발전까지도.
지금 나는 매년 운영의 기로에 서 있는 학원에서, 나름의 보람을 찾고 발전을 찾는 방법을 개발하며 나 자신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동네 학원의 원장님을 믿기보다 나 자신의 행동에 집중하며.
내년에는 학원 운영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