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로 이직했다.

육아휴직을 결심하다.

by Amazing 엄

일을 멈추고 아이 곁에 오롯이 머물렀던 2년.

그 시간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배움의 시간'이었다.

나는 그때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되었다.



1. '엄마'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둘째를 낳기 전까지, 첫째를 키우며 3년 동안 '엄마'라는 이름이 참 어려웠다.

출산 휴가만 딱 쉬고 복직했던 상황이라

나와 아이가 적응할 기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성격도 파워 J형이라 아이와 단 둘이 있는 3시간조차 계획이 필요했다.

하루를 완벽하게 설계해 두고, 내 계획대로 흘러가야 안심이 됐다.

하지만 아이는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너무도 당연히도.

예측할 수 없는 하루는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아이와 단 둘이 있는 시간이 힘들었다.


그나마 남편과 함께 아이를 봐야 수월했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이 늦으면,

나는 어김없이 닦달했고,

그렇게 부부 싸움만 늘어갔다.


며칠 전, 그 시절 블로그에 쓴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니 이렇게 쓰여 있었다.


1. 첫째처럼 100일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싫다. 아직도 첫 애한테 미안하다. 둘째는 꼭 충분히 키워서 보내자.

2. 엄마는 평생 가져야 할 직업이다. 한 번은 제대로 몰입해보고 싶다.



2. 내 인생 최초 '쉬어보기'를 결심하다.

그 흔하디 흔한 대학교 시절 '휴학' 한 번 없었고, 대학 졸업 전 취직하여 아이를 낳기 전까지 쉬어 본 적 없이 일을 했다.

그런 내가 둘째 출산 전부터 '육아 휴직'을 결심했다.

남편은 '그래~ 써."라며 수긍했지만, 그의 눈빛은 '설마 네가 쉬겠어?'였다.

사실 남편보다 나 스스로 나를 믿지 못했다.

과연, 내가 쉼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결심의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결혼 후 남편이 주던 생활비는

그가 술 마시고, 친구 만나고 남은 돈으로 주는 듯했다.

그 돈으로 내 월급을 모두 보태 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책임졌다.


어느 날, 나는 결심했다.

'이제 진짜 가장 역할과 진짜 엄마 역할을 만들자.'


그동안 나에게 자동이체가 되어 있던 모든 지출 내역을 남편에게 일괄 돌렸다.

내 이름으로 빠져나가는 건 오직,

내 휴대폰 요금과 내 보험료뿐.


그때 당시 남편은 멘붕이었을 것이다.

가장으로서의 어깨가 급격히 무거워졌을 것이다.

나 역시 두려웠다.


전업맘이 되면 SNS 속 사람들처럼

집안일도 완벽해야 할 것 같고,

매 끼니 5첩 반상을 차려야 할 것 같고,

아이 간식은 무조건 수제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교육은 철저히, 아이는 마치 영재로 키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밀려왔다.



3. 엄마로 일하며 깨달은 것 들


1)

3시간 조차 아이와 함께 있으면 어려워했던 나는 일주일 내내 방학으로 집에 있어도 괜찮았다.

아이는 그저 내가 무언가 해주기보다 '엄마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심하고 행복해했다.


2)

워킹맘 시절에 나는 그 엄마를 몰랐지만, 나를 아는 동네 엄마들이 많았다.

더구나 내 아이를 나보다 더 잘 아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낮에 나는 없고,

낮에 놀이터에서 우리 아이를 맨날 만났으니깐.

하지만, 세상 누구보다 내 아이를 잘 알게 됐다.


3)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확신이 서지 않았던 부분인데

나는 '돈'때문에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일할 때가 가장 생기가 돌았다.

쉬는 것도 적성에 맞아야 됨을 깨달았다.



나는 전업맘보다는 워킹맘이 더 잘 맞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엄마로 이직했고,

지금은 N잡러, 워킹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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