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청후기 01 <D.P.>

넷플릭스 드라마 <D.P.> 밖 요즘 군대는 다를까?

by 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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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메인 예고편 중에서


'요즘 군대는 다르다'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D.P.>. 드라마에는 배경이 되는 2014년에도 아직까지 한국전쟁 때에나 쓰던 수통을 그대로 쓰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면서 "요즘 군대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라는 사람들의 인식 제고에 대한 작가의 당부, 그리고 군대 내 부조리에 희생을 당하거나 그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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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메인 예고편 중에서


D.P.라는 선택은 상당히 참신하고 영리했다. 군대가 가진 폐쇄적 특성을 D.P.라는 특수 조직을 통해 관찰하고 해체한다. 비밀스럽다 못해 답답하고 지루하고 때로는 공포스러울 수 있는 군대 내 공간을 어두운 색채로 보여주다가도, 탈영 군인의 추적과 탐문을 위해 안준호와 한호열이 부대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폐쇄성은 상쇄되고 그 외연이 한국 사회 전반으로 분산되고 확장된다. 체포조들이 찾는 곳마다 군대 내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도 함께 뒤섞이게 되는 것은 어쩌면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이다.



군대가 정말 사회로부터 격리된 폐쇄적인 조직일까? 각기 다른 탈영병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군대는 외부에서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조직이다 보니 입대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온 마음의 짐과 문제들까지 일단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군대라는 특수성을 언급하며 군대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다 우리 친구, 이웃, 가족들의 이야기이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사회적인 문제들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런 특성을 고려해 보면,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함에 있어 군대 혹은 군인만을 논외로 할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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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메인 예고편 중에서




'무사히 데리고만 와라'


탈영병 가족들만이 아니라 D.P.조 인원들은 다들 하나같이 탈영병들이 죽지 않고 사고 치지 않고 무사하게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강하게 피력한다. 사람을 살리는 것도 일이지만, 문제가 벌어지기 전에 살려서만 데려오면 실적도 쌓고 조용하게 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살을 하거나 사고사를 당하거나 혹은 살인을 저지른다면 실적은커녕 쉽게 덮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커지기에 '무사히 데려오라'라는 지시는 사람 목숨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일을 되도록 '일이 되지 않게' 무난하게 수습하려는 군의 의지(부대 평가에 따라 진급이 오락가락하는 일부 지휘관의 의지)가 중복적으로 담긴 말이기도 하다. 그래도 드라마 상의 D.P.조는 탈영병의 체포라기 보다 탈영병과 그의 가족들까지도 '도와주려 한다'라는 면을 많이 부각시키며 안심을 시키는 장면들이 나오는 점은 상당히 바람직해 보인다.




종합적 감상평 그리고 다음 시즌 제작도 기대하며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에 남은 마지막 미지의 공간이자 많은 한국인 여성들에게는 어렴풋한 개념일 수 있는 군대라는 소재 이외에도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검증받은 시나리오에 더해 배우들의 찰진 연기력 등등 여성 시청자들과 외국인 시청자들을 빨아들이는 요소들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가진 한계점들도 있다.



가장 먼저, 드라마 연출의 선택과 집중은 좋다. 그러나 포커스가 지나치게 좁고 날카로우면 마치 화살의 끝처럼 보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사병들의 탈영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니 아무래도 탈영은 사병들만의 문제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 군무이탈의 경우 사병만이 아니라 군 간부 역시도 적지 않은 일임에도 말이다. 또한 부대 내 사병들 사이에서의 문제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간부와 사병 사이의 갈등 그리고 간부 간의 갈등 등도 사병들이 느끼는 갈등의 다층적 요소들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또한 복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한 점은 아쉽기도 하다. 군대 내 광범위한 부조리를 설명하기에는 관계의 연결고리들이 조금은 느슨하고 단선적으로 처리가 되어 있는 면도 없지 않다.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극적인 장면 연출도 좋고 연기에 힘이 더 실리는 것도 남성 중심의 '군대 영화'라는 점에서 이해가 가지만,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격분 그리고 울부짖음으로 장식되는 장면들은 조금은 과하다는 느낌도 개인적으로 조금 있다. 그리고 군 복무를 아무 탈 없이 잘 마친 나 같은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고 나서 뭔가 모르게 방관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 혹은 우리 혹시 또는 역시 방관자의 일부였을까?)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하고 있거나 마친 현역 군인들과 군필자들의 마음까지도 보다 세심하게 어루만지는 내용들도 좀 보완되면 어땠을까? 피해자와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치료하면서 다시는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해야겠지만, 그 과정에서 또 누군가를 배제하고 소외감을 느끼게 해서도 안 되지 않을까 싶다.



몇몇 캐릭터들의 희귀성 혹은 부재 또한 작가에 대한 과도한 요구일지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될 수 있다. 먼저, 박범구 중사 같은 인물의 의외성 그리고 희귀성도 들 수 있을 것 같다. 진급에 목말라 실적에 쫓기면서도 윗선 아랫선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면서 실리를 챙길 일들을 하지만, 그렇다고 원칙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정의감도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헌병대대의 나름 실세이기까지. 어쩌면 조금은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기에 현실을 더 아쉽게 아프게 만드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또 하나, 여성 군인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드라마를 보고 나면 여성 등장인물들이 누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랬지만, 군 생활을 하다 보면 군대에서도 주변에 여성이 있다는 것을 잊고 말하거나 행동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다. 여성이지만 같은 군인이기도 하고, 군무원분들 중에서도 다수 여성분들이 있음에도 말이다. 드라마를 보면 탈영병의 가족이나 여자친구 이외에는 여성, 특히 군대 내 여성에 대한 초점이 부재하는 점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주로 사병들이 탈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탐문하고 체포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추리 소설의 프레임을 셜록 홈스 같은 콤비 영화 장르에 덧대어 만들어 드라마 시청자들 또한 거부감이 덜할 수 있다. 하지만, 후속 시즌을 염두에 둔 것인지 (반가운 일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화제가 되는 만큼 군 관계자들이나 군필자들에게 시대적인 오류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온다. D.P.의 배경이 된 해가 2014년이다. 그때면 내가 군 복무를 마친지도 10년이 되는 해였다. 인터뷰 등을 통해 알게 된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님의 이야기들 그리고 알려진 프로필을 살펴보니 어쩌면 비슷한 시기에 군 복무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속도 병과도 다른 각자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군에 대한 기억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사실, 내가 기억하는 군 생활에는 구타도 없었고 욕설도 제대로 들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작가의 제작 의도처럼 우리가 "요즘 군대는 나아졌다"라고 하는 순간부터 현실을 회피하고 대처에 미흡하게 된다는 점에는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속하지 않은 군부대에서 또는 내가 근무하고 있거나 잠들어 있는 사이, 어디선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를 곳 또한 군대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극본, 연출, 그리고 연기까지 특별히 어느 한 요소가 튀지 않게 균형이 고르게 잘 잡힌 드라마인 것만은 분명하다. 자잘한 몇몇 연출상의 오류가 보이기는 하지만 교과서적인 영화적 장치들로 연출의 기본기를 보여주신 한준희 감독님. 적어도 군대 내 병영 생활의 모습과 군인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들의 구성만은 탁월하게 잘 재현해낸 김보통 작가님. 그리고 거의 모든 연기자분들이 선보인 수준급 연기까지. 언어 표현이나 공간 그리고 등장인물 등이 제한적인 군대 드라마에서 이 모든 것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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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메인 예고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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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메인 예고편 중에서



군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간간이 대세로 등극하는 남자배우들이 데뷔를 하거나 더 부상하기도 한다. 때마침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배우 구교환님이 <D.P.>를 통해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것 같다. 아니 이미 한 것 같다. 구교환님 이외에도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남자배우들을 미리 보기처럼 선보인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직 제작 확정이 되지 않은 다음 시즌에서는 다들 왜 그리 열심히 잡는지에 대한 이야기들도 함께 들려주기를 살짝 기대해 보면서 이상 부족하고 엉성한 감상평을 마무리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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