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은 못 바꿔도, 성품은 자랍니다.

by 언니그라피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반복된 실망 끝에 더는 기대하지 않기로 마음먹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지요. 물론 성격은 바뀌지 않습니다. 타고 나는 기질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사람의 성품은 다릅니다. 스스로 돌아보고, 의지를 가지고 노력할 때 성품은 충분히 자라고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변화는 타인의 노력으로 강제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만 가능한 것이지요.


특별히 맘에 들지 않았던 습관이나 사고방식들을 고쳐보려고 꽤나 노력을 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쉽게 분노를 하는 성격이나, 좋지 않은 말버릇 같은 것들이요. 조용히 혼자서 고쳐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들려오는 말이 있습니다. "네가 언제부터 그랬다고" 이 말은 주홍 글씨처럼 제 마음에 낙인을 찍고 변화의 싹을 꺾어버렸습니다. 그 말에 주저앉은 경우도 많습니다. 삐딱선을 타듯 마음이 엇나가기도 했고 우울과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죠.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워서 주위 사람들에게 선언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그런 습관들을 고쳐보겠으니 지켜봐 달라고요. 하지만 선언을 했다고 해서 익숙한 습관들이 단번에 깔끔히 바뀔 수는 없는 게 당연하죠. 때로는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고, 예전의 습관들이 불쑥 드러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또 들립니다. "그럼 그렇지" 그 말은 비수가 되어 제 마음을 찔러왔고, 조금씩 다져온 의지를 허물어뜨렸습니다.


이처럼 낙인을 찍는 말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직접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잘 압니다. 변화를 시도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성장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실패를 경험합니다. 사람은 스위치가 아니니까요. 결심했다고 단번에 바뀌지 않습니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또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갑자기 바뀔 수는 없지만 한두 번의 실수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성품을 다듬는 것은 단단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바꾸려는 사람에게 우리는 조롱이 아니라 존중으로 응원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돌아보아야 하지요.


오늘 아침, 방학이라 늦잠을 자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며 어떻게든 평소처럼 일어나려 애쓰는 누리를 봅니다. 종종 잠의 유혹에 못 이겨 실패를 하지만 "네가 언제부터 그랬다고"따위의 말은 하지 않습니다. 누리의 노력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말해줍니다. "오늘 조금 힘들었지만 내일은 더 잘할 거야." 그 말이 누리에게 작은 다리가 되어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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