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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gNang Apr 10. 2016

금산여관

nangnang

예정에 없던 여행이 우리를 이끈 곳은

전북 순창 금산여관이었다


sns상에서만

몇차례 댓글 서로 달아주던 사이였을 뿐이고

특별한 이야기들이 새록새록 만들어지는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라는 것 밖에 모르는데

전주로 향하다

문득 떠올라

바로 목적지를 수정하였다


밤11시가 넘어서야

초행길,낯선 곳에 도착하였는데

금산여관은 어디 숨어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주인장에게 수없이 전화를 해도 통화가 안되어

뺑뺑이 돌기 몇바퀴째....


골목 안 쪽 깊숙히 얼핏

구닥다리 빈티지 간판이 보인다

문열고 들어서며

주인장 얼굴도 마주하기 전부터

나는 잔뜩 골탕 먹은 사람이 되어

앙칼진 소리를 내며 투덜거렸다


몇 번이나 전화했는 줄 아세요--;

그런 나를 따뜻한 차로 달래주며

고생하러 여길 오셨네요  한다.

우리집은 불편한 게 많을건디....


금산여관은

오래된 여관자리에

70년 넘은 한옥 그대로를

게다가 12년동안 폐가처럼 버려진 곳을

부부가 옛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고 살려서

여행하는 사람들의 집으로,

많은 이들의 쉼터로

화제가 되고있는 곳이다


늦은 밤

적당한 수다를 나누다

나를 소개하자

진작 얘기해주지 그랬냐며

더 반가운 내색을 보여주는 홍대빵 쥔장

아까 전화를 제때 못 받아 우리를 고생시킨 게 미안해서인지

나를 비행기태운다,유명하신 작가 분 오셨다며


홍대빵 주인장이 진짜 유명하신 분이면서~^^말이다


아침9시

게스트들을 불러모아

우리밀 식빵을 구워 직접 담근 딸기쨈에 드립커피로

서로 인사를 나누게 한다

한 지붕아래 같은 밤을 보낸 이들 간에

묘한 연대감을 심어 

 사람냄새를 피워주

그 바람에  커피향이 덩달아 진해진다

sns에서 알게 된 뜨개작가이자 사진작가

그린그린 선생님의 물고기 작품을 여기서 만나니 그녀를 만난 것 처럼 반갑다


구석구석

옛날 구닥다리....

생각지도 못했던

소소하고 사소한 옛 물건들

쉴새없이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아~~~~ 맞다!~ 이런 것도 있었었지~~

연발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오래 된 사람보다

오래 된 물건들과

할 얘기가 많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금산여관에서


몇 십년 만에 잉크를 찍어가며 펜촉으로

 방명록에 한 줄 남겨본다


빔바, 낭낭, 쥔장홍대빵 기념촬영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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