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OURIR DANS LA DIGNITE

01. 존엄사

by 지언우

모습이 다르고 삶의 형태가 다양한 만큼 죽음의 종류도 가득한 세상에서 어떤 사(死)를 갖다 붙여도 부정이 탄 듯 생각하지도 굴지도 않는데, 내게 존엄을 들이밀며 죽음에 대한 고찰 해보라고 한들 사람 인생이란 게 뭐가 달라질까 싶은 거야. 곧 떠나는 인간에게 살아 숨 쉬는, 살아 숨 쉬고자 해 이 땅에 두 발을 뉘지 못하거나 않는 자들의 납득이 무슨 필요가 있고 소용이 붙는지도. 가지 말아 달라고 붙잡으며 애원하는 통곡의 울음과 미어지는 침묵의 심박은 결론을 내린 자의 몫이 있듯 그것도 자신의 것이지. 너와 내가 되어 만날 줄 몰랐던 거듭되는 선택과 되돌아오는 시기 속에서 왜 운명은 달다고 할까. 너는 내가 나를 위해 목숨을 그만둔다고 하면 어떤 반응을 할래. 이게 앞으로의 나를 지키는 일이고 이로써 모든 것이 충분하다고 느낀다면. 누누이 말하지만 어떤 대답을 들어도 질문을 해대도 그건 네 것이란다. 잉태가 탄생이 되고 탯줄을 자른 뒤 성장한 내가 퇴화 대신 퇴장에 고개를 꾸벅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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