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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경 Jun 25. 2023

차분해지다 못해 우울해지는 내가,

인연

커피를 마시면 차분해지다 못해

우울해지는 내가 커피를 마시는 날이다.


혼자 있을 때 이런 감정을 마주하는 건

내가 나를 감당하고 감싸 안아 줄 수 있어서


빠르게 발맞춰 걷지 않고 느리게 더,

바로 앞 신호가 바뀌고 버스가 지나가도


느긋하게 가라앉고 싶어지는 날씨와 날이

꾹 누르고 있어도 내가 내 손을 잡고


숨도 더 크게 쉬어 보고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면서 혼자여도 괜찮지 않나.


괜찮지 않나.



ps. 가끔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

네가 싫어했던 행동을 하는 나를 보면.


그러니까 커피를 하루에 두 잔이나 마시는 거야.

내가 우울에 우울에 우울에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막 드는 거지.

이런 날도 필요해. 나에게 우울이 필요해.


반항인지 아니면 이것도 나인지.


커피를 고르면서도 잠시 생각해.

아 누가 말려줬으면 좋겠다.


좋아. 손잡고 걷기 좋은 날씨에

이렇게 내 감정인데 아니게 되는 거.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이젠 나만 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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