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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갈빵 Sep 22. 2023

[맛동산 시리즈 15] 사당에서-

미소네, 압구정닭꼬치

0. 사당

7월 '여름 민어 특집' 에서의 보양으로 무더위를 이겨냈더랬다. 시간 맞추기 어려워 8월을 건너 뛰고 9월이었다. 이마저도 보네마네 하다가 결국 사당, 교통의 요지에서 짧고 굵게 모임을 진행시키기로 했다. 영-차!


1. 미소네

기다리고 기다렸던 곳, 찰진 숙성회 뿐 아니라 쉴 새 없이(?) 나오는 이른바 이모카세, 삼촌카세로 유명한 집이었다. 스끼다시의 향연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일단 숙취해소제부터 분배했다. 곧이어 소주 한 잔. 에피타이저는 우리 사는 이야기, 잘근잘근 씹으며 시작한다.

스페셜 회 하나를 시키면 안주가 주륵 주륵. 맛이 띠용~한 건 아니다만 이리 다양하고 준수한 음식들이 줄지어 나오니 좋지 아니한가! 입이 심심할 틈 없다!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미소들, 이래서 가게 이름이 '미소네'가 아닐까!? (웃음) 숙성회는 쫀득쫀득 맛이 좋아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제일 기대했던 투박 초밥. 음식 하나하나 예쁘디 예뻐진 요 근래에 이리도 투박한 초밥을 보았는가. 단순한 구성, 두툼한 회, 어쩐지 흩어지지 않는 꾸덕한 밥알까지 술 한 잔에 오물오물하기 제격인 안주였다. 메뉴판을 보니 모듬초밥이 10,000원에? 사장님, 여기 초밥 하나 더요! 회장님의 예약 덕분에 만족스럽게 훅 지나간 저녁이었다.


02. 압구정닭꼬치

시간이 없다, 제군들! 얼른 자리를 옮겨 아쉬움을 한 잔이라도 덜어내자! '매스컴이 극찬한 맛있는 닭꼬치', '찾아라! 맛있는 TV 방영!' 이런 귀여운 문구들은 못 참지! 허름함은 우리의 멋, 오래된 노포에서 한껏 멋을 부려보자꾸나! 느낌표 살인마!

치- 반칙이다. 메뉴판, 분위기, 기본 안주...이 조명, 온도, 습도...적절한 2차이다. [ 음주 흐름의 법칙 ] 제 3조 2항,  2차는 가볍게! 안주도 분위기도 가벼운 곳을 선정해라! 흐름은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다!

회장님이 과자 담배를 피우시는 동안, 안주가 채워졌다. 양념, 데리야끼, 바베큐, 소금구이, 간장소스를 하나씩 시키고(왜 가볍지 못한 거야!) 참을래야 참을  없는 라면  냄비까지. 맛없없 =  없을래야 없을  없는 안주들이겠지만서도  야무짐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 음주 흐름의 법칙 ]  5 7, 노포는 괜히 오래된 곳이 아니다! 이유 있는 맛과 때묻은 세월이  안주렸다! 그러나 어느 곳이든 화장실은 유의할 .

그리고 그리고 대망의 대망의 총무님 생일 초 시간! 그의 깜찍한 성향을 닮은 밸리곰 케이크와 함께 하는 한 달 늦은 생일 파티, 옛말에 이런 말이 있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뭔 상관!) 음, 많이 늦었어도 챙길 건 챙기는 맛동산의 대원칙이렸다! 총무님과 찰떡인 니트 선물까지, 오늘 만남의 이유를 해소하는 순간이었다. 늘 1차, 2차, 3차를 가는 술친자들의 백업을 든든하게 봐주는 그이기에, 녀석의 취향대로 달달 드라이브 코스를 계획했으니 곧 실현하는 날을 기다리자!

슬슬 막차 시간이 다가온다. 타임 리밋이 걸려있던 게 언제였나, 주구장창 마시던 우리의 색다른 하루였다. 또 다음날을 챙기겠다고 소주잔에 맥주를 채워 마시는 알량한 마음들, 작고 소중해....! (경악) 와중에 뭐가 또 부족했던지, 탄수화물이 필요하며 이런 집은 떡볶이가 맛있다는 둥 이모를 한 차례 불렀고 그것도 모자라 요런 떡볶이엔 사리가 필요하다며 두 차례 불러 메뉴에도 없는 사리 추가하는 모습을 자체적으로 뿌듯해하던 맛동산 회원님들. 맛있으면 뭐든! 자 이제 엉덩이를 떼어보자!


0. 사당

역으로 가는 길, 위험했다. 자칫했다가는 또 사당 바닥에 눌러앉을 위기. 순간 휘청거리는 몸을 택시에 싣는 장면까지 상상까지 했지만 오늘은 가자. 우리도 막차 전에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쇼앤프루브 하자! 다음을 기약하자, 또 멸망할 그날까지. 그리운 초멸망전, SAY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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