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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Aug 17. 2015

당신에게 안부를

진정 지혜로운 사람은

한 친구에게 메일이 왔습니다.

제게 휘파람을 불 줄 아느냐 고 묻네요.

친구는 휘파람을 불 줄 알게 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답니다.

껌 씹을 때 딱딱 소리가 나도

어른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는 게 꿈이었다며

이야기하다 보니

저도 그런 생각을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어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아니, 어른을 넘어 지혜로운 노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면 현명한 노인이 되어

있는 상상을 자주 하곤 했었죠.


인생의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들에게

숨겨진 지혜를 말해주는 그런 노인 말입니다.

하지만 어른은 저절로 되어도,

지혜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알아 버렸네요.

일 년 전, 갑자기 동생을 잃게 된 동료가
동생을 잃고 가장 후회됐던 일은

동생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들이었지만,

그것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동료는 오늘 만난 사람들을

다음에 또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오늘 갑자기 생을 마감해야 한다면,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얼마나 지혜롭게 잘 살았느냐가 아니라

마땅히 안부를 물어야 할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안부를 묻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고마운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미안한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오늘처럼 평범한 날에

미루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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