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셉 Dec 19. 2023

나는 너를 좋아한다

그냥 나라서 좋단다

나는 좋아한단다

마음에 없는 상대와의 결혼을

희생하며 감행하지 말라는 말은

상대를 이기적으로 결정하라는

말과는 다르다.

하나님의 뜻과 별개인 경우가 있고,

힘겨운 세월을 보낸 이들의

사정을 알기 때문이다.

청년 시절을 함께 보낸 후배는

힘에 넘치도록 청년들을 먹이고

입혔다. 귀하고 훌륭한 일이지만

늘 자신의 한계이상이었다.

이 때문에 몇 번이나 사기도 당했다.

당시 내 자취방은 많은 이들이

기도하려고 모인 소굴같았다.

후배는 친구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자신의 많은 것을 내주었다가

또 한 번의 깊은 상처를 경험했다.

새벽까지 뜨거운 기도의 불이 지펴졌다.

알고 보니, 후배는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심한 학대를 당했다.

청년이 되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조건 없이 받아준 하나님의사랑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 사랑만큼은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후배의 수고와 헌신은 아름다웠지만

어린 시절의 경험처럼,

자신이 하나님을 향한 사역을 멈추는 순간

하나님도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웠다.

조건적인 사랑에 익숙했던 그의

불안했던 마음을 그 시간에 알게 되었다.

그의 헌신과 수고를

하나님은 귀하게 보셨지만

자신의 한계에 넘치도록

발버둥 치지 않아도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추어 있어도

여전히 아버지는 후배를 사랑한다는

주님의 마음 앞에 우리는 감격했다.

나는 워커홀릭으로 바쁜 시간을 살았다.

개인적인 유익과 한가로움 따위는

사치로 여길 만큼 매일의 시간이

땀 내나는 유격훈련과 같았다.

그래서 친구와 차 마시는 시간도

거절했고 쉼도 줄였다.

그 시간은 억울하지 않았고

하나님의 사랑 앞에 내가 드릴 최선이었다.

어느 날, 노량진 골목을 걷고 있는데

하나님이 내 마음을 노크하셨다

"나를 향한 너의 사랑을 내가 잘 알아.

쉬지 않고 수고하는 너의 모습을 좋아해.

하지만 네가 안락하게 쉬는 모습도,

좋아 하는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웃고 있는 시간도 나는 좋아한단다."

<노래하는풍경 #1566>

#마음에없는결혼 #급시리즈물 #다음시간에

#워커홀릭 #결혼을배우다 #하나님에대한오해

#함박눈 #숲


매거진의 이전글 불편한 사람과 한 방 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