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라서 좋단다
마음에 없는 상대와의 결혼을
희생하며 감행하지 말라는 말은
상대를 이기적으로 결정하라는
말과는 다르다.
하나님의 뜻과 별개인 경우가 있고,
힘겨운 세월을 보낸 이들의
사정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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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을 함께 보낸 후배는
힘에 넘치도록 청년들을 먹이고
입혔다. 귀하고 훌륭한 일이지만
늘 자신의 한계이상이었다.
이 때문에 몇 번이나 사기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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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 자취방은 많은 이들이
기도하려고 모인 소굴같았다.
후배는 친구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자신의 많은 것을 내주었다가
또 한 번의 깊은 상처를 경험했다.
새벽까지 뜨거운 기도의 불이 지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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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후배는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심한 학대를 당했다.
청년이 되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조건 없이 받아준 하나님의사랑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 사랑만큼은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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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수고와 헌신은 아름다웠지만
어린 시절의 경험처럼,
자신이 하나님을 향한 사역을 멈추는 순간
하나님도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웠다.
조건적인 사랑에 익숙했던 그의
불안했던 마음을 그 시간에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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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헌신과 수고를
하나님은 귀하게 보셨지만
자신의 한계에 넘치도록
발버둥 치지 않아도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추어 있어도
여전히 아버지는 후배를 사랑한다는
주님의 마음 앞에 우리는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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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워커홀릭으로 바쁜 시간을 살았다.
개인적인 유익과 한가로움 따위는
사치로 여길 만큼 매일의 시간이
땀 내나는 유격훈련과 같았다.
그래서 친구와 차 마시는 시간도
거절했고 쉼도 줄였다.
그 시간은 억울하지 않았고
하나님의 사랑 앞에 내가 드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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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노량진 골목을 걷고 있는데
하나님이 내 마음을 노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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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너의 사랑을 내가 잘 알아.
쉬지 않고 수고하는 너의 모습을 좋아해.
하지만 네가 안락하게 쉬는 모습도,
좋아 하는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웃고 있는 시간도 나는 좋아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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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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