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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Jan 03. 2024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소소한 일들이 가득하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아빠, A4용지 4장 준비할까요?"

성탄절 밤에 온유가 물었습니다.

"응?"

"아. 오늘은 마지막 날이 아니라

성탄절이지? 착각했다."

매년 마지막 날이면

가족이 테이블에 앉아

A4용지에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적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모아서

방법을 이야기하고

흥미를 만들려고 애썼는데

오랫동안 한 해의 마지막마다

계속했더니,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이 시간을 채워나갑니다.

처음에는 종이에 한 해의 굵직한 일들을

적고, 점점 기억을 되살리며

소소한 일들로 채워갑니다.

-처음으로 혼자서 버스를 탔다

-그날 가족여행에서 라멘이 맛있었다

-누나와 둘이서 마라탕을 먹었다

-안경이 부러져서 뿔테안경으로 바꿨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하기에

일상을 기록해 두는 편입니다.

그런데 적어 놓은 일상이래봐야,

일 년을 잔뜩 끌어모아봐야,

대단한 성취가 있지 않습니다.

대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주님께 올려드리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행위라 믿습니다.

주님이 값없다 하시지 않는 이상,

값없는 인생,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무료한 시간, 황망했던 시간,

무력했던 시간마저도

주님의 뜻을 이루는

좋은 재료로 사용해 주세요.

<노래하는풍경 #1576 >

#기록 #기억 #연례행사 #테이블 #올해는하루전날

#무료 #좋은재료 #신년소원 #육아를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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