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들이 가득하지만
"아빠, A4용지 4장 준비할까요?"
성탄절 밤에 온유가 물었습니다.
"응?"
"아. 오늘은 마지막 날이 아니라
성탄절이지?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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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마지막 날이면
가족이 테이블에 앉아
A4용지에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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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아이들을 모아서
방법을 이야기하고
흥미를 만들려고 애썼는데
오랫동안 한 해의 마지막마다
계속했더니,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이 시간을 채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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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종이에 한 해의 굵직한 일들을
적고, 점점 기억을 되살리며
소소한 일들로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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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혼자서 버스를 탔다
-그날 가족여행에서 라멘이 맛있었다
-누나와 둘이서 마라탕을 먹었다
-안경이 부러져서 뿔테안경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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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하기에
일상을 기록해 두는 편입니다.
그런데 적어 놓은 일상이래봐야,
일 년을 잔뜩 끌어모아봐야,
대단한 성취가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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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주님께 올려드리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행위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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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값없다 하시지 않는 이상,
값없는 인생,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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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한 시간, 황망했던 시간,
무력했던 시간마저도
주님의 뜻을 이루는
좋은 재료로 사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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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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