럽앤포토 주말 사진교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강의 요청을
몇 번 받았지만 거절했다.
카메라만 보고
강의를 진행하는 것도
누군지 모를 사람들에게
강의가 뿌려지는 것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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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를 하면 강의 주제만
이야기해야 할 텐데..
상대의 표정을 보지도 못하고
생각을 고민할 여유도
없을 것 같아서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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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집회서 메시지를 전할 때도
비슷한 이유로 가능한 녹화를 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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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온라인 수업을 마쳤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강의를 만들고
갑자기 강의가 시작되고
갑자기 사람들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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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수준과 바람이 잘 맞춰지기를
바랐고,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기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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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업인데 울고 웃어도 되나?
어쩌면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만 모인 걸까?
기도의 응답으로
따뜻한 시간이 된 건지,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서
따뜻한 시간이 되어 버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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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못다 한 질문은 다음 시간으로.."
떨면서 시작했는데
헤어질 때는 아쉬움과 좋았던 감정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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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컵은 반이 빈 거니, 반이 찬 거니?"
두더지가 물었어요.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소년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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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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