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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Mar 18. 2020

우리 누나 돌려주세요

 울음이 벽을 허물 수 있습니다



소명이가 씩씩거리다 울음이 터졌습니다.

누나 온유도 속상해서

방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서로의 관점 차이로 생긴 갈등에 

아빠로써 어떤 조언을

해주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이편을 들 수도, 저편을 들 수도

애매했고, 벌을 줄 수도 없었습니다.

울음이 나는데 울지 말고 침묵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울다가 

소명이가 소리쳤습니다.


"저런 모습은 우리 누나가 아니잖아.

우리 누나 어디 갔어?

우리 누나는 나를 얼마나

아껴주고 사랑하는데..

핸드폰에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적어 두었는데


항상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데

우리 누나 어디 갔어? 

하나님, 우리 누나 제발 돌려주세요. 엉엉"


소명이의 호소력 짙은 눈물과 소리에

방심했다면 나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습니다.

어느새 온유가 다가와서

따뜻하고 측은한 눈빛으로

동생을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소명아. 나 어디 가지 않았어.

사랑하는 우리 소명이.

누나 여기 있잖아."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 아이들의 진심을 깨뜨릴 것 같아서

품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안겨있던 사랑스런 아이들을

꼬옥 안고 기도했습니다.


누가 잘못한 일도 아니지만

서로의 관점이 달라서

우리는 자주 속상해하고  분노하고 아파합니다.

화평하게 하는 직분을 감당하느라

한편이 일방적으로 참아야 하고

양보만 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이 또한 얼마나 아프고 힘겨운 일인가요?


참고 참았다가 그렇게 터진 울음은 

나만 아픈 것이 아니라

아플 것 같지 않은 상대도

얼마나 아팠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각을 세우며 만들었던

견고한 감정의 벽도 순식간에 허물어 버립니다.


적군의 장수였던 아브넬이

요압에 의해  죽게 되었을 때

다윗은 그를 위해 애가를 지어 울기를 계속했습니다.

백성들은 다윗의 그럴듯한 변명이 아니라

그의 눈물을 통해 진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 함께 아픈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서로에게 진심을 말할 수 있을까요

주님 이 시간들을 통해

잃었던 눈물이 다시 생겨나게 해주세요.

상처받지 않으려

굳어 딱딱하게 만들었던 우리 마음이

눈물로 젖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갈등 #다툼 #울음 #품고는

#주님앞에엎드립니다 

#코로나19 #육아를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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