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럽앤포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셉 Jul 28. 2015

오천 원 어치 웃음보

아이들의 과일 가게

어제까지도 어른들의 과일 가게 였는데

오늘은 꼬맹이들이 대신 차지하고 있습니다.

"밤이 이렇게 늦었는데 여기서 뭘 하니?"


"과일 팔고 있잖아요. 부모님들이 교회 가셨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대신 팔아 드리고 있는 거예요.

부모님들이 바쁘시면 저희라도 지켜야죠.

작년엔 사과 파는 것도 도와 드렸는걸요..."


"힘들지 않아?"


"돈을 많이 벌어서 좋아요."


"돈을 많이 벌면 뭐가 좋은데?"


"아빠 엄마에게 가져다 드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공책이랑 연필 사 주실 때 보태실 수도 있구요."


그저 천진한 아이들의 소꿉놀이 정도로 보기에는

너무 기특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안 피곤하세요?"


"응? 나 피곤한 건 어떻게 알아?"


"어른들은 이 시간이 되면

다들 피곤해하시거든요.

그래서 이런 과일을 많이 드셔야 한대요."

어느새 피곤한 어른이 되어 버린 나는
막 피어난 꽃 같이 싱싱한 아이들에게

오천 원 어치의 웃음보를

살수 밖에 없었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망분식 아줌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