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대신 이름을 남기는 것보다

한 사람의 존재로 살고 싶어요

by 이요셉

'동물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작품은 영원하지만

사람은 잊혀 사라진다.'

결국 이런 말들은

우리가 남길 게 무엇인지

고민하며 살아가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청년시절 워커홀릭이었습니다.

쉼을 모르고 살아가면서

주님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없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살아 계신 주님의 '마음'과는

별개로 주님의 '일'에만

몰두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있기에

중하고 경한 것을 나눌 수 없지만

주님이 특별히 칭찬하실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연말, 바쁜 시간을 살고 있습니다.

늦은 저녁, 다크서클 가득한 눈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

문 밖에서 아이들이 말씀을 대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연한 소리 같이 넘기려다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소리에

아내의 숨은 수고와 섬김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나중에 주님께 가면

나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당신은 칭찬하실 거야.

생명을 낳아 길렀으니까.."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이야기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나는 자주 생각합니다.

내가 섬긴 사역이나 시간

혹은 모든 작품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가

바로 생명입니다.

신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기에

돈으로 환원되지 못하는

수고와 시간은 무가치하다고,

자신을 쓸모없고, 무능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 앞에

얼마나 놀랍도록

아름다운 가치인가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들 주변에 셀 수 없는 천사들의

날갯짓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주님 앞에서

나는 작품이나 작업, 혹은 이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날마다

이 말 앞에 부끄러워서

더 이상 글을 이어가지도 못할

부끄러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주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주님께 기대어 또 하루를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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