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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Mar 10. 2023

지체 말고 달려야 할 때

지체 말고

자신의 생명을 구했고

그 생명보다 더 값진 우정을

나누었지만,

고마움을 서로에게

제대로 전할만한

시간이 없을 만큼 다급했다.

당장 사울의 칼날이 다윗의

목전까지 따라붙었다.

그는 요나단과 헤어진 후

놉의 아히멜렉을

만나기까지 사흘간 먹지도 않고

내달릴 만큼 위급했다.

하나님은 다윗에게

이스라엘을 통치할 왕으로

기름 부으셨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예비된 과정은

화려한 대관식이 아니었다.

장인어른의 서슬 퍼런 추격을 피해야 했고

오늘처럼 사랑하는 친구와는

아픈 이별을 감내해야 했다.

이제 그는 마음이 원통하고 빚진 자들의

리더가 되어서 도망자로, 망명자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요나단은

화살을 줍는 아이에게 외쳤다.

"지체 말고 빨리 달음질하라"

이 말은 그의 친구 다윗에게

외치는 심정이다.

하나님은 다윗을 향한 자신의 뜻을

분명하고 선명하게 이루시는 과정이지만

땅을 살아가는 다윗에게는

모든 것이 불안하고 불분명하다.

다윗이 기억해야 할 것은

약속이다. 누가 약속했는가?

보이지 않는 약속을

붙잡고 걸어가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쓸모없어 보이는 과정

지체 말고 도망해야 하는 과정을 통해

다윗은 배우게 된다.

또 한 사람의 사울이 되지 않는 법을.

끝없어 보이는 과정을 보낸 후,

하나님은 다윗을 향해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말씀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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