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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Jun 07. 2019

[잔혹한 동화] 기생충




머리말


영화가 개봉한 지 9일째가 되는데 관객수는 450만 명을 넘어가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작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호평 및 입소문을 통해서 꾸준히 흥행세를 타고 있다. 단지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칸 영화제에서 수상 및 언론에서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탓일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글쓴이는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를 "플란다스의 개"부터 시작해서 챙겨 본 나름대로 "봉빠"라고 할 수 있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영화를 본 관객의 입장에서 앞으로 "기생충"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오는 분들을 위해서 영화를 재밌게 보기 위해 눈여겨볼 부분들을 얘기해주려고 한다. 스포일러는 전혀 아니니 안심하시라.




"왜, 기생충 일까.?"


영화에서는 4인 가족이 나온다. 가족들 이름에서부터 기생충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보여준다. 글쓴이는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왜, 다른 소재도 많을 텐데 기생충일까.?" 감독님의 영화들을 보면 현재 혹은 앞으로 다가 올 사회문제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 같은 의도된 연출을 하시는 것 같았다. 양극화 즉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은 현재 굉장히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감독님은 의도된 불편함을 연출한 것이리라. 관객들은 영화를 끝나고 나서도 돌을 가슴에 얹은 듯한 가시지 않은 불편함을 저마다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기생충이란 생물체가 다른 종의 생물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양쪽이 서로 이득을 취하면 공생(symbiosis)이라 하는 반면, 한쪽만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경우 이득을 보는 생물체를 기생충(parasite), 손해를 보는 생물체를 숙주(host)라고 한다. 이 관계는 영구적일 수도 있지만 일시적일 수도 있는데, 영화를 보게 된다면 알게 되겠지만 기택(송강호)의 가족과 박사장(이선균) 가족의 관계는 공생의 관계라고 얘기한 전자가 아닌 후자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를 보게 되면 끝으로 갈수록, 두 집안이 서로 얽히고설키게 되는 불편한 상황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기생충은 본래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 아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사람들이 보통 달갑게 생각하지 않은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기생충이 들어온 것을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 지날수록 숙주를 잠식해가기 시작하며 그제야 숙주는 기생충이 자기에게 붙어서 피해를 주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감독님의 계획된 연출에 놀란 것은 기생충은 실제로 못 사는 나라에서 나타나는 존재인데, 기택의 가족 또 한 터지지 않는 와이파이를 걱정할 만큼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족이라는 부분에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의 제목에서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지 않나 싶다.





사물을 통해서 의미를 내포하는 연출 또는 컷의 전. 후 장면을 통해서 앞으로 나타날 미래를 암시하는


영화의 처음 부분에서 비극이 시작되게 되는 것을 보여주는 컷이 보이는데, 박사장(이선균)이 넘지 말아야 될 선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택의 가족이 피자가게에 둘러앉아 먹고 있는 장면에서 동그란 피자에 뿌려지는 새빨간 소스 그리고, 기정(박소담)이 복숭아를 먹는 시늉을 하는 모습에서 성경에서 나오는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먹고 파멸의 비극적인 길로 가는 아담과 하와를 연상하는 듯한...( 이것은 지극히 글쓴이의 생각이다.) 아무튼 끝에서 누군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화 '기생충' 스틸 이미지

영화"살인의 추억"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 연쇄살인이 일어난 후 형사들과 부검의가 시체를 살펴보는 장면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굉장히 무섭고 소름마저 돋는 장면이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시체를 보고 와서 아무렇지 않게 고기를 먹고 있는 형사들, 또 자신들이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혹독하게 수사를 한 백광호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의 아버지가 사장으로있는 고깃집을 간 것으로 보아 형사들의 무지한 감정과 함께 백광호에게 한 짓들을 덮으려는 모습까지도 보이며 굉장히 씁쓸한 느낌을 갖게 한다.

영화 ' 살인의 추억' 스틸 이미지

이렇듯 내포하는 의미는 다른 듯하나 봉준호 감독님은 이러한 연출을 자주 보여주시는 것 같다.

또한 아까 말한 복숭아 그리고 처음에 민혁(박서준)이 기택의 가족에게 준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돌 그리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지하실의 문고리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사물들이 많이 나온다. 더 이상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관에서 꼭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마다 나오는 사회문제들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영화마다 꼭 사회문제가 소재로써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 자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그것이 주된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또 한 그것으로 인하여 관객들이 굉장히 많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끔 하지만 가감 없이 신랄하게 비판하듯 표현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사람 정말 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출을 잘한다. 영화"마더"에서만 봐도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국가가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며 약자인 그들 스스로가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함과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영화' 마더' 스틸 이미지

기생충 또한 정말 극단적인 양극화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가족의 삶에서 특히 가난한 기택의 가족을 보며 현재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수도 있는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게 한다.

어떻게 보면 그러한 부조리들 사회문제들을 꼬집어 보여주고자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 기생충' 스틸 이미지





배우들의 연기에 놀라다.


감독만큼이나 배우들의 파워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송강호는 정말 송강호 했으며 이선균 또한 지금까지 보여준 뛰어난 연기력에 더해서 마치 영화 속에서 기택의 가족에 대해서 모든 일들을 아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말투면 말투 표정까지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 조심스럽지만 아마도 최우식은 앞으로 봉준호 감독님의 페르소나가 되지 않을까 예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조여정은 말할 필요 없는 연기의 베테랑이며, 전에 선보인 연기로 이미 검증된 배우인 박소담 영화에 감초와 같은 연기를 보여준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현승민, 그리고 정현준 등 정말 이러한 원석들을 찾아내는데 도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들 연기를 어색하지 않게 캐릭터에 완전히 스며들어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굉장한 몰입감과 긴장감을 가지게 한다. 전에 영화들도 그랬지만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복잡 미묘한 관계들 또 사건들이 영화를 한층 더 긴장감 있게 전개가 되도록 해주는 것 같다. 하나 추천해준다면 일부러라도 관객 자신이 캐릭터 중에 한 명이 되어서 몰입하여 디테일하게 영화를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운이 오래 남게 되는 후유증도 있으니 영화를 가볍게 보실 분은 가볍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잔혹하지만 가족영화이다.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가족단위의 정(모성애, 부성애)이 나온다. "어벤저스"에서 나오는 아이언맨과 같은 슈퍼 히어로들 즉, 뛰어난 영웅이 아닌 현실 속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 한 가족의 가장, 엄마, 그리고 아들, 딸 그들이 처한 현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해쳐나가기 위해 초인적인 힘은 아니지만 가족을 구하기 위해 또 구성원을 지키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에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사라져 버리는 비극속에서 “가족”이란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견고하고도 핵심적인 구성체이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영화' 기생충' 스틸 이미지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지만 마지막에 눈가가 촉촉해지는 건 무엇인지... 현실 속에 우리도 어쩌면 초인적인 힘을 가진 슈퍼 히어로는 아니지만 그러한 위기 속에서 평범한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며 그것은 결국엔 사랑이 아닌가 싶다.

영화' 괴물' 스틸 이미지





더 이상 불편한 현실에 눈 감지 말아라


영화를 본 관객들 중에는 영화 속 기택 가족들과 자신을 구분하는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했으며 불편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되기까지 부조리와 무언가 잘못된 시스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보다는 그냥 현실을 외면하고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글쓴이 또한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고 불편함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영화는 몇몇의 장면에서 15세라고 하기에는 조금 수위가 있는 장면도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불편함을 느낄 만한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더 이상 불편한 현실에 대하여 외면하고 눈 감지 말라는 메시지를 여운을 통해 지속적으로 계속 보낸다는 것이다.




끝맺는말


영화에 대한 리뷰는 처음 써보는 글이라 많은 것이 어색하고 쓰면서도 힘든 부분이 많았다. 오로지 영화를 본 관객의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하였으며, 이 글을 보고 또 다른 사람들 관객의 입장에서 조금 더 즐길 수 있도록 크진 않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쓰게 되었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이,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왜 칸에서 엄청난 찬사와 환호를 받았는지 느끼게 해 주었으며, 영화를 먼저 본 수많은 관객들과 많은 기자 분들, 평론가 분들의 높은 평점과 아낌없는 찬사를 받는지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이 시대에 이러한 영화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봉준호 감독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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