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까? 필자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시간의 흐름에만 살아왔던 것 같았다. 적어도 결정적인 순간 기회를 잘 활용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순간의 힘' 이라는 책을 접하면서 그런 생각들이 깨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결정적인 순간을 분석하고 창조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삶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순간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만들고 오래 동안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게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출근의 기억
처음 직장을 들어갈 때 사람들의 기억은 보통 새로운 환경 그리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을 가득 안고 출근을 했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출근하고 일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동기부여의 수준은 얼마 정도나 될까?
필자는 처음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특별할 것이 없는 똑같은 출근길 그리고 오늘은 어떤 힘든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걱정을 가득 안고 출근을 하고 있다.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이 가득 일어나는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서 처음 가지고 있던 동기도 점점 사라져 가고 의욕도 상실되어 가고 있다. 만약 내가 처음 출근하고 일을 하던 순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적어도 출근 때마다 활력이 넘치는 일상을 지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당신은 출근 첫날이 어째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경험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직장에 출근하는 직원은 이날 3개의 거대한 전환점을 한꺼번에 맞이한다. 지적으로는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고,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환경적 맥락에서는 새로운 장소에 발을 디디게 된다. 따라서 출근 첫날은 지루하고 요식적인 활동의 반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절정의 순간이 되어야 한다. < 칩 히스&댄 히스 , 순간의 힘 >
최악을 최고의 순간으로
과거 필자는 응급실 근무 중 119를 통해서 내원한 연로하신 할머니를 마주하게 되었다. 피검사 결과 ' 헤모글로빈' 수치가 5점대였다. 보통 임상적으로 수치가 8.0 이하이면 수혈이 필요하다고 나와있지만 수치는 더욱 낮은 환자였다.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도 오지만 한꺼번에 환자들이 많이 몰려오는 응급실 특성상 빠른 처치와 판단이 필요하였다.
당시 할머니는 수혈을 맞기 위해서 큰 바늘을 통한 정맥로 확보가 필요하였다. 하지만 혈관 상태가 좋지 못한 할머니에게 주사를 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다리에 정맥주사를 놓고 수혈을 시작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할머니는 다음 날 휠체어를 타고 응급실을 다시 방문하였다. 무슨 일인지 영문도 모른 채 어떻게 오셨는지 물어보았는데, 같이 온 보호자의 표정이 어두웠다. 주사를 놓아드렸던 오른쪽 발목이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있었다. 선배 간호사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보호자 및 환자에게 사실대로 말씀을 드리고 사과를 드렸다. 그리고 몸을 낮추고 시선을 아래로 향하였다. 발목을 만져드리고 성심성의껏 발목에 붕대를 감아드리고 아이스 팩을 대어 드렸다.
처음에는 화나서 같이 내려왔던 보호자도 붕대를 감아드리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바쁘면 그럴 때도 있다면서 신경 써주셔서 고맙다고 하면서 중환자실로 다시 올라가셨다. 훗날 할머니는 건강한 상태로 퇴원하시게 되었다. 퇴원 길에 응급실을 들러서 그때 고마웠다면서 필자의 두 손을 꼭 잡아주셨다. 당시 최악의 순간이 될 수도 있었지만 최고의 순간으로 바꾸게 되었다.
서비스 접점 service encounter에 관한 한 연구에서는 응답자들로부터 최근에 항공사, 호텔, 또는 레스토랑 직원과 접했던 가장 만족스럽거나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수집했다. 고객들이 꼽은 긍정적 서비스 접점 가운데 거의 25퍼센트가 서비스 지연, 주문 실수, 예약 분실, 이륙 지연 등 ‘서비스 실패’에 대한 직원들의 대응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이 이 같은 상황을 능숙하게 다룰 때 부정적 순간은 긍정적인 순간으로 변했다. 탁월한 서비스로 유명한 회사들은 모두 서비스 ‘회복’의 달인들이다(한 주문주택 건설업체의 경영인이 고객 만족에 관한 놀라운 통찰력을 우리와 공유해주었는데, 그는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완벽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딱 2가지를 잘못한 다음, 고객이 그것을 발견하고 지적하면 열렬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직원들에게 일부러 실수를 저지르라고 지시한 적은 없지만 그런 유혹을 느낀 적은 있는 것 같았다). < 칩 히스&댄 히스 , 순간의 힘 >
이제 우리는 돈 보다 그 이상의 가치를 원한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활동>으로 유명했던 기업 '유한 킴벌리'의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은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국현 사장은 사람중심의 평생학습을 중요시하고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비전과 전문성을 키우고, 직원들의 유연하고 자발적인 학습체제와 투명하고 분권화된 수평적 조직이 마련돼야 함을 강조하였다.
특히 직원들에게 공통의 목적 그리고 사명감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인간존중, 고객감동, 사회공헌, 가치 창조 및 혁신 주도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정직한 지도자를 지지하고 있다. 직장 내 멘토제도, 자원봉사 지원제도, 가족친화 기업제도 그 외 에도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서 직원들에게 중요한 일을 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의미를 공유하는 순간을 가지게 해 준 것이 좋은 기업을 만들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사명감은 ‘그 이상의’ 행위를 촉발시킨다. 샤프 직원들은 일에 의미를 연결하게 되자 환자들을 위해 탁월한 순간을 창조하는 단계까지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화학치료를 5~6차례나 받았지만 차도가 없는 암환자가 있었다. 그녀는 임신 중인 며느리에게 베이비샤워(임신 축하 파티-옮긴이)를 해주고 싶었지만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병원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원들은 그녀가 병원에서 베이비샤워를 열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들은 환자를 위해 근사한 중국 식당을 예약하고 마음껏 꾸며보라고 격려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직접 손주의 베이비샤워를 계획하고 열어주었다는 사실을 마지막 기억으로 간직하게 되겠죠.” 샤프 메모리얼 병원에서 급성질환 병동을 담당하는 데보라 베어렌의 말이다. 그것이 환자에게 놀랍도록 소중한 순간이었다면 이를 가능케 한 직원들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해보라. 그들은 하루 종일 업무에 지쳐 기진맥진한 몸을 끌고 집에 가면서도 한껏 충만함을 느낄 것이다. ‘오늘 우리가 아주 중요한 일을 했어.’
그것이 바로 의미를 공유하는 순간이다. 개인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라 보다 거대한 사명에 참여하는 데서 오는 심오하고 친밀한 교감의 순간이다. 샌디에이고의 전 직원 회합에 참석한 뒤에,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흥겨운 웃음을 나눈 뒤에, 또는 모리셔스에서 종교의식을 치르거나, 레스토랑에서 베이비샤워를 치른 뒤에,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중요하고 절박하며 그들 자신보다 훨씬 거대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단단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 칩 히스&댄 히스 , 순간의 힘 >
이번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왜 그토록 중요한 순간 스스로 가슴을 뛰게 하고 열망하게 된 경험들을 만들지 못하였는지, 그저 끝없만 고통의 경험만을 기억하게 만들었을까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일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특별한 경험이 되도록 만든다면 스스로의 동기부여를 고취시키고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는 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