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나는 반복되는 실패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지낸 지 한 달이 되어갔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오랜 시간 방에만 있어서 그런지 우울증이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가라앉아 있는 몸과 마음을 깨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창가에 비치는 햇빛을 보면서 마음속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과거 운동할 때 입었던 옷을 다시 걸치니 마음속 두근거림은 더 커졌다. 이렇게 나의 변화는 작은 용기에서 시작되었다.
운동화를 싣고 밖을 나왔지만, 오랜만에 햇빛을 마주하니 어색했다. 누군가 길가를 지나가며 나를 쳐다볼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괜한 고민이었다. 사람들은 나한테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내가 운동을 시작한다고 해서 주변의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움직임'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침체되어 있던 몸과 마음에 변화라는 쿠데타를 시작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시작이 불 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움직임 즉, 운동을 통해서 나 자신에 대한 현재 상태 그리고 한계점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객관적 수치의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느낄 수 있었고, 바로 달리기를 할 때 러닝 앱을 활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누구와의 경쟁 혹은 타인의 간섭 없이 스스로 달리기를 통해서 작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이런 성취감이 쌓이면서 자신감도 붙게 되었다. 반대로 같이 달리는 사람이 없어 조금 외로웠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달리기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달리면서 주변 경치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고, 과거 바쁜 일상에 사소하게 지나쳤던 존재들도 새롭게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시작과 함께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처음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출간을 준비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빡독 X광주라는 큰 공동체를 만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내 삶과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것이다.
자신감은 꾸준함 그리고 인내심이라는 성품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내가 목표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찌 되었든 꾸준한 노력 덕분에 조금 더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 모든 일들이 작은 용기와 시작으로 인해서 만들어지게 되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작은 시작은 변화를 만들었고, 여기서 발생된 힘은 나를 지치지 않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