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이유

지극히 평범한 개인의 산행 이야기

by 팔구년생곰작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나는 가끔씩 산을 오른다. 더불어 건강을 위해서 산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 어떤 일을 끝 마칠 때 혹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하나의 의식을 치르는 듯 산행을 시작한다.





산을 올라가면서 과거보다 체력이 좋아졌는지 아니면 퇴보했는지 스스로 점검해본다. 반면에 산 정상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산길은 변하지 않으며 산행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일정하기 때문에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산행을 하며 나는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을 매번 얻어간다. 그것은 바로 세상 만물을 인간의 욕심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정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스스로를 점검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만이 진리이며 올바른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약에 내가 산을 정복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오르다 보면 얼마 못 가서 결국에 지쳐 쓰러지고 만다. 그래서인지 함께 산행을 오르는 동료에게 자연 풍경도 살펴보고 좋은 공기를 충분히 마시며 천천히 걸어가라고 조언해준다.



내 인생의 굴곡된 길은 얼마만큼
남았고, 언제쯤 평탄한 길이 열릴까?


간호사라는 직업을 업으로 삼고 좋은 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한 개인에게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글쓰기를 취미로 하다가 우연히 출간의 기회를 얻어서 책을 내기도 하였다.


좋은 일만 가득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번 넘어지고 좌절하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나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총 3번의 이직을 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병원은 전에 다녔던 곳보다 규모도 크고 지역사회에서 바라보는 인식도 좋다. 또한 근속기간이 오래될수록 연봉도 오르고 복지도 좋아지니 오래 다닐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3교대 간호사 그리고 응급의료센터라는 부서의 특성상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의료진 개인에게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또한 책을 출간하면 모든 것이 탄탄대로 일 것처럼 보였지만, 출판계의 냉정한 현실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 냉정한 현실이란,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 제목이나 정말 재밌는 내용이 아니면 책이 팔리지 않는다. 또한 대형 출판사가 아닌 그리고 한 개인이 행하는 마케팅에는 한계가 있다. 이렇듯 나는 출간 4개월째 접어들며 출판계의 냉정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결국 즐거운 일이나 슬픈 일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복잡스럽게 얽히고설키며 일어나는 일인가 보다. 그래서인지 산행을 할 때마다 마음속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다.



"얼마만큼 달려가야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밝은 빛을 볼 수 있게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정상'이라는 종착지가 있다. 그게 일이든 사랑이든 혹은 한 사람의 인생이든 말이다. 아무리 험난한 길을 걸어간다 할지라도 우리는 어쨌거나 결국 정상에 도착할 것이고 결과를 얻어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짐을 그저 묵묵히 짊어지며 걷고 또 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