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혹은 여건이 어려워지고 그것이 쌓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예민해지고 지치는 것이 사람인 걸까.
오늘 같은 상황들이 그랬다.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힘든 상황들이 지속되다 보니 고마움의 표현은 고사하고 결국 오늘 예민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 퇴근 후 방 한구석에서 깊은 생각에 잠들다가 문득 퇴임했던 과장님께 받았던 복 주머니가 떠올랐다.
서랍장을 열어보니 복 주머니는 변하지 않는 모습 그대로였다.
그분의 말씀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퍼뜨리고 복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어느새 나는 여기저기 부딪히는 모난 돌이 되어가고 있었다.
혹시나 나는 글을 쓰고 책을 출간했다고 완전한 인격체의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지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처음과 달리 병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고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것일까. 최근 시작했던 명상의 힘도 효력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스스로를 돌아보니 어려운 상황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어느새 마음이 닫혀버린 사람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항상 나에게 부족함을
말씀하셨던 어머니의 자식을 바라보는
안목은 무시할 수 없나 보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는 항상 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교육하셨다. 또한 현실에 충실하게 살아갈 것을 그리고 물질적인 풍요로움보다 더욱 중요한 가치가 있다 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나는 감사하는 마음보다 당시 어려운 집안 사정 및 여건에 대해서 불평하는 것이 잦았다. 그렇게 불평만 하다 보니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며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이 되어 있었다. 현재는 그런 부분을 많이 고치긴 했지만 과거 어머니가 나를 바라본 안목은 정확했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훈육이 어떤 의미였는지 조금씩 느껴지는 듯하다. 결과적으로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먹고살기 위해서 열심히 바쁘게 살아가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단지 한번 사는 인생 멋지고 의미 있게 살아보자는 것이다.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못난 사람이 되면 쓰겠는가.
열심히 사는 것은 좋은데,
못난 사람은 되지 맙시다.
무엇 때문에 사는지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낭만 닥터 김사부-
혹여나 나 때문에 그분이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었다. 오늘 많이 바쁘다 보니 예민해져서 그런 것 같다고. 이런 날 저런 날도 있으니 힘내시라고. 며칠 뒤 조금이라도 나 때문에 기분이 상했을 하지만 도리어 나를 위로해 줬던 그분에게 부족하지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과일 음료 한 박스를 사다 드렸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상대방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나니 마음속 무거운 것이 덜어지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 평소에 감사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면...이라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혹시나 우연히 나의 글을 접했을 그대여. 당신은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주변 상황과 여건이 어렵다고 혹여 옆에 있는 사람에게 화내며 짜증을 부리지는 않았는가? 전자보다 후자에 해당된다면 '후회'라는 무서운 것이 밀려들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