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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Oct 08. 2021

선을 행하라.

< Episode 2 >







 두 달 전 이야기이다. 평소와 같이 퇴근길 운전을 하고 가는 중에 어떤 할머니가 차 앞을 가로막고 리어카를 끌고 가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 도로 위를 걷고 계셨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할머니가 안전한 골목길로 돌아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좀처럼 다른 길로 가시지를 않았다.


내 차 바로 앞에 할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뒤따라오고 있는 차들도 신경이 쓰였다. 한편으로 작은 몸으로 큰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보였다.



"잠깐 차를 세워두고 할머니 리어카를 끌어드릴까.?"

"괜한 오지랖 피우는 것 같은데, 그냥 놔두자."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차에서 내려 할머니 리어카를 끌어드렸다.



"할머니 여기 자동차 다니는 길인데 위험하세요."

"사람들 걸어 다니는 인도로 올라가셔요."


"내가 힘이 없어서 리어카를 끌고 인도로 올라가기가 어려워."


"제가 올려드릴게요."


"고마워."



리어카를 인도로 올려드린 후 안전하게 끌고 가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차에 올라탔다. 사실 도로 위에 차를 세워두지 않았다면 목적지까지 끌어드렸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반대로 뒤따라오는 차들 때문에 괜스레 오지랖을 피운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할머니를 모른 척 지나갔더라면 마음속 후회가 남았을지도 모른다.


작은 일이지만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어느샌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이렇듯 우리는 본래 선한 품성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 반대로 작은 일 하나도 누군가에게 선을 행하기 어려워진 시대라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일을 했지만 되려 해코지를 당하는 사람들

올바른 말을 하고 난 후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생을 마감한 사람들

내가 살기 위해서 남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사람들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짓밟아야 하는 사람들

행색이 볼품없다고 무시하는 사람들



예수님은 아무런 대가 없이 십자가 사건으로 우리의 죄를 사하여주셨다. 어쩌면 이것은 예수님 본인이 직접 수평적 관계와 이웃 사랑 계명을 실천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물며 다른 사람을 위해서 죽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일이라도 이웃 간에 선을 행하는 것이 천국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 네게 있거든 이웃에게 이르기를 갔다가 다시 오라 내일 주겠노라 하지 말며 네 이웃이 네 곁에서 평안히 살거든 그를 해하려고 꾀하지 말며 사람이 네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였거든 까닭 없이 더불어 다투지 말며 포학한 자를 부러워하지 말며 그의 어떤 행위도 따르지 말라 < 잠언 3:2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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