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팔구년생곰작가 Oct 24. 2023

당신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책 < 고통의 비밀 > 서평






당신은 무엇 때문에 병원을 가는가.?

누군가는 건강검진을 하기 위해 방문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는 병원이 직장이기 때문에 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목적은 몸이 불편하고 아프기 때문이다.  ‘통증’은 우리가 병원을 가는 주된 목적이 된다. 이러한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다. 통증은 평화로운 일상을 망가뜨리는 불청객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통증으로 인하여 예민해지는 것은 환자뿐만 아니라 치료진도 마찬가지다. 통증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환자들을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처음 병원 업무를 시작한 의사나 간호사 그리고 기타 의료진들은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표정과 비명소리 가득한 광경이 낯설 수밖에 없다.



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이다. 그동안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그리고 소화기내과 전담간호사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정신과 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통증을 경험하는 환자를 보는 것은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늘 보는 광경이다. 통증을 경험하는 환자도 그렇지만 치료진의 입장에서도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그럼에도 극심한 통증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고 간호하는 것은 치료진의 기본적인 일이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왜 치료하는 과정에서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사실 누군가는 글을 읽으며 일개 간호사가 뭘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일, 예를 들면 당측정이나 주사를 놓는 과정에서도 환자의 입장에서는 고통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진들은 환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하며 처치를 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내가 병원에서 일하며 경험한 바로 대부분은 그렇다.



반대로 다행인 부분은 기본적인 외과적 봉합에서 큰 수술들 같은 경우, 진통제의 개발 그리고 마취제의 획기적인 발견으로 인해서 환자들이 큰 고통을 겪지 않으며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나온 마음속 대답은 이러했다.




치료의 과정에서 느끼는
환자의 감정을 이해하자.



그러나 이러한 환자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고통에 대해서 자세히 그리고 폭넓게 다룬 서적이 국내에는 없었다. 외국의 서적을 구입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분들의 노력과 결실로 인해서 고통을 다룬 외국의 서적이 번역되어 국내에 출판이 되었다.



2020년 영국왕립의학협회 통증 분야 논문상을 수상한 몬티 라이먼 박사의 《고통의 비밀(원제: The Painful Truth: The new science of why we hurt and how we can heal)》은 통증의 극단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 연구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뇌 신경학 연구를 통해 환상통에서 만성 통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통증의 비밀을 파헤친다.





통증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통증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시발점이자 ‘공감’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





저자 ‘몬티 라이먼’은 누구인가?


몬티 라이먼 Dr. Monty Lyman 박사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를 직접 방문하여 『피부의 놀라운 생애(The Remarkable Life of the Skin)』집필에 필요한 조사를 실시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버밍엄 대학교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공부를 마치고 세계적인 피부과학 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학부생 시절 학생 대표를 지내고 영국에서 피부과 수련의 과정을 마쳤다. 피부과학, 의학 분야 저술 활동으로 전국 규모의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고 여러 콘퍼런스에서 강연과 발표도 다수 실시했다. 탄자니아에서 실시한 피부과학 연구 결과를 밝힌 보고서로 2017년에 왕립 문학학회 회장인 콜린 서브론(Colin Thubron)이 시상한 ‘윌프레드 세이저 여행 저술 상’을 수상했다. 현재 옥스퍼드에 살고 있다.



고통이란 무엇일까?


서평을 시작하기 전에 쓴 글에서도 보셨겠지만 ‘고통’은 평화로운 일상을 망가뜨리는 불청객이다. 또한 고통은 아픔이라고도 하며, 통증이라고 이야기한다. 흔히 신체적으로 느끼는 육체적 고통과, 불쾌감과 우울함 등의 부정적 감정으로 느끼는 정신적 고통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 < 고통의 비밀 >은 대중들이 생각하는 고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은 통증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풀고 싶다면 집중, 관심 전환,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세 가지를 어떻게 잘 조합하는가가 통증 환자들을 위한 진정한 희망이 될 것이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



당신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사실 고통보다 더 무서운 것은 외로움과 소외이다. 사회적 약자와 몸이 아픈 사람들은 고통에 더욱 민감하고 취약하다. 더불어 사람들의 무관심이 그들을 육체적 고통뿐만이 아닌 정신적으로도 심각한 고통과 절망에 빠지게 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면 고독사 그리고 우울로 인한 극단적 선택은 줄어들 것이다. 또한 몸이 아픈 환자에게는 따뜻한 손길과 위로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아픈 이들이... 당신들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통증은 사회적이다. 외롭고 소외되고 침묵을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은 거의 반드시 통증이 악화된다. 사회 구조로 통증이 악화되는 메커니즘은 고문 기술자들이 환경과 심리를 조작해 고통을 가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고립, 굴욕, 위협, 압박, 부당함은 추상적 개념 같지만 실제로 통증의 육체적, 정신적 경험을 더 나빠지게 만든다. 통증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말이다. 통증은 안전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가라앉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언제나 심해진다. 우리는 통증에 대한 이 같은 현대적 이해를 바탕으로 약자와 소회 계층을 보살피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 통증은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친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이렇게 추워지는 날씨에 가장 걱정되는 건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이다. 테레사 수녀는 "우리는 대중을 위해서라면 행동에 나서지 않지만 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발 벗고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국내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어려울수록 소외된 이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책 < 고통의 비밀 >을 접할 수 있게 해 준 상상스퀘어 임직원분들과 신영준 박사님 그리고 고영성 대표님, 김주현 총괄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서평을 마친다. 






- 이미지 출처 -

https://pixabay.com/ko/

- 참고 사이트 -

https://books.google.co.kr/books/about

매거진의 이전글 익숙함과의 이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