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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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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Dec 11. 2023

지나온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 Episode 22 >






전날 오후부터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졌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옷장 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패딩들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자정이 아직 되지 않은 밤시간. 캄캄한 어둠을 둘러싸고 있던 차가운 공기는 냉랭함과 적막함을 동시에 풍기고 있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던 골목길은 어느새 어둠이 깊게 내려앉아 세상의 모든 시간마저 멈춰버린 듯했다. 그렇게 나는 두꺼운 이불 속에 들어가 차가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



어두움이 걷히고 해가 떴을 때 창밖을 열어 밖을 내다보았다. 신기하게도 콘크리트 담 위에는 하얀 눈이 제법 쌓여있었다. 그러나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는 어린아이와 같은 설렘보다는 눈이 쌓여있을 차가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차는 눈에 덮여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한참 동안 차에 쌓여있던 눈을 치우고 골목길 곳곳에 쌓인 눈을 치우니 주변 골목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평소 온통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이던 동네 풍경과 검은색의 아스팔트였던 도로는 새벽 내내 온 눈으로 인해서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모든 것이 새까만 검은색과 회색이었는데 하루사이에 온통 하얀색 눈으로 뒤덮인 것이었다. 그렇게 변한 동네를 한참을 바라보니 자연의 경이로움과 놀라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더불어 삭막하고 메말랐던 마음속에 따뜻함이 느껴졌다. 마치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것만 같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난 시간 동안 내가 이루어온 모든 것 … 그러니까 학업과 일 그리고 글을 쓰게 된 것과 책을 출간한 일들 다양한 분야의 좋은 사람들을 만난 일들은 사실 나 홀로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오로지 삶의 순간마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그리고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신께서 항상 함께 동행해 주신 덕분이었다. 즉, 나의 과거와 현재 일어난 모든 일들이 신의 선물인 것이다.




지나온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의 건강악화, 경제적인 어려움, 가족 혹은 지인들… 직장동료와의 관계악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버티며 살아가는 것은 변치 않았던 신의 가호와 가족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30대의 중반, 아직은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인생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께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셨기 때문에 내일이 기대가 되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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