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 같은 사람도 학위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야간대 대신 학점은행제를
선택했다고 하면,
다들 처음엔
그게 뭔지부터 물어봐요.
저도 불과 1년 전까지는
똑같았으니까요.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어요.
대학은 집안 형편상
선택지가 아니었고,
그냥 빨리 돈 벌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스무 살부터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죠.
지금은 중소기업 경리팀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어요.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팀장 승진 얘기가 나오면서
벽이 하나 생겼어요.
사내 규정상 팀장 이상은
학사 학위 소지자 우선이라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명시적인 조건은 아니었지만,
심사 과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좀 억울했어요.
10년을 일했는데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걸리는 상황이 올 줄은 몰랐거든요.
거기다 회계 쪽 자격증도
욕심이 생기던 참이었는데,
응시 자격 자체가
학점 이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두 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생긴 셈이었죠.
학위가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는 게
이렇게 무겁게 느껴질 줄은 몰랐어요.
2. 야간대를 알아봤다가, 현실 앞에서 멈췄어요
학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대부분 제일 먼저 야간대를
떠올리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야간대 대신
학점은행제를 알기 전까지는,
야간대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가까운 대학
사회복지학과도 알아보고,
야간 경영학과도 찾아봤어요.
그런데 막상 따져보니까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었어요.
일단 등록금이 학기당
200만 원 안팎이었어요.
4년을 다니면 적게 잡아도
1,5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죠.
거기다 수업이
평일 저녁 6시에서 9시 사이에
고정돼 있는데,
제 퇴근 시간이 불규칙해서
매주 출석을 지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회계팀 특성상
월말이나 분기 마감 때는
야근이 당연한 구조거든요.
결정적으로,
야간대는 4년을
꽉 채워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지금 당장 필요한 건데,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그때 우연히 지인 SNS에서
학점은행제로 학사 학위를 땄다는
후기를 봤어요.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찾아보면 볼수록 제 상황이랑
딱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았어요.
야간대 대신 학점은행제가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학점은행제는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제도예요.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
학점을 모아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공식 제도고,
졸업장에는 교육부장관
이름이 들어가요.
회계 분야는
꾸준히 수요가 있는 영역이고,
세무사나 회계사 보조 직군을 포함해
학위 자체가 채용 우대 조건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도
공부하면서 알게 됐어요.
시작 동기가 승진이었는데,
나중엔 더 넓은 가능성도
보이기 시작했어요.
3. 실제로 어떻게 진행했는지, 절차부터 정리해드릴게요
야간대 대신 학점은행제를
선택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건
멘토님과 상담이었어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는데,
처음엔 용어 자체가 낯설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거든요.
멘토님께 전공 설정부터
이수 계획까지 정리된 플랜을
안내받고 나서야
전체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학사 학위를 받으려면
총 140학점이 필요해요.
전공 60학점, 교양 30학점,
일반 50학점이 기준이에요.
처음 해야 할 일은 학습자 등록이에요.
딱 한 번만 하면 되는 절차인데,
어떤 학위 과정을 밟을 건지,
어떤 전공으로 등록할 건지를
결정하는 단계예요.
저는 경영학과로 전공을 설정했어요.
회계 관련 과목이 전공 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자격증 응시 학점 요건도
함께 채울 수 있는 구조였거든요.
그다음이 학점 인정 신청인데,
이게 학점은행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절차예요.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고
자동으로 학점이 쌓이는 게 아니라,
이수한 내역을
공식적으로 기관에 신청해서
인정받아야 해요.
신청 시기가 1월, 4월, 7월, 10월로
정해져 있어서 시기에 맞게
챙기는 게 중요해요.
저는 이 부분에서
멘토님한테 일정 알림을 받아서
한 번도 놓치지 않았어요.
학점은행제에서 학점을 쌓는 방법은
온라인 강의만 있는 게 아니에요.
자격증을 취득하면
해당 자격증에 따라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전적대 학점이 있다면
그것도 인정 신청이 가능해요.
저는 예전에 취득해둔 자격증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학점으로 전환돼서
생각보다 빠르게 학점을
채울 수 있었어요.
온라인 수업은 한 과목당 강의를
2주 안에 시청하면
출석이 인정되는 구조예요.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
토론이 있는데
과제나 시험 준비는
멘토님의 참고 자료를
받아볼 수 있어서
처음 듣는 과목도
방향을 잡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모바일 수강이 가능해서
지하철 출퇴근 시간에 들었고,
월말 마감이 바쁠 때는
주말에 몰아서 챙겼어요.
학위 신청은 필요한 학점을
다 채운 후에 진행하는
마지막 절차예요.
신청은 6월과 12월에 할 수 있고,
학위 취득은 8월과 2월에
이루어져요.
저는 이 일정에 맞춰
학점 이수 계획을 받았어요.
4. 강의를 들으면서 실제로 느낀 것들
야간대 대신 학점은행제를 선택한 게
잘한 거라는 확신이 든 건,
수업을 직접 들으면서부터였어요.
처음 수강한 과목은 회계원리였는데,
솔직히 실무에서
이미 10년 넘게 다룬 내용이라
쉽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강의를 들으니까
제가 감각으로 익혀온 것들이
이론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실무는 오래 했지만,
이걸 왜 이렇게 처리하는지
원리를 제대로 짚고 넘어간 적은
없었거든요.
그게 의외로 보람이 있었어요.
회계 관련 자격증 응시 조건이 되는
학점을 채우는 시점이 다가오면서는
자격증 쪽도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관련 과목 위주로
수강 순서를 잡아둔 게
이때 도움이 됐어요.
야간대를 다녔다면
정해진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들어야 했을 텐데,
학점은행제는 제 상황에 맞게
순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큰 장점이었어요.
자격증 시험이 있는 시기엔
관련 과목 비중을 높이고,
마감이 바쁜 달엔
수강 부담을 줄이는 식으로
조율했어요.
직장을 유지하면서
이걸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게 무색하게,
생각보다 훨씬 무리 없이 흘러갔어요.
물론 중간에 과제가 쌓이거나
시험 기간이 겹칠 때는
피곤한 날도 있었어요.
그래도 야간대처럼
특정 요일 저녁을 무조건
비워야 하는 압박이 없다는 게,
저한테는 결정적인 차이였어요.
5. 아직 끝난 건 아닌데, 이미 많이 달라졌어요
야간대 대신 학점은행제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넘었어요.
학사 학위에 필요한
140학점 중 상당 부분을 채웠고,
12월 신청을 목표로
학점을 이수하고 있는 중이에요.
학위 취득이 확정된 건
아직 아니지만,
처음 시작할 때의 막막함과는
완전히 다른 기분이에요.
자격증 응시 학점 요건도
조만간 충족될 예정이라,
다음 시험도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야간대를 포기했을 때
솔직히 좀 서럽기도 했어요.
돈도 시간도 없어서
대학을 못 갔는데,
또 그 이유로 막히는 것 같았거든요.
학점은행제는
그 감정에 다른 문을
열어준 느낌이에요.
빠른 사람도 있고
느린 사람도 있겠지만,
직장 다니면서도 학위를 향해
한 걸음씩 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한테는 꽤 큰 변화였어요.
비슷한 상황에서 방법을 찾고 있다면,
한번쯤 들여다볼 만한
제도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