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기 일을 시작하게 된 건 사실 우연이었어요
전기경력수첩 초급이라는 게 있다는 걸
저는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 알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전기 쪽을 계획하고 뛰어든 게 아니었어요.
유통업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다가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슬슬 다른 길을 알아보게 됐거든요.
주변에 전기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경력이 쌓이면 수입이
꽤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귀에 꽂혀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낮지 않았어요.
전기 분야는 요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요.
신재생에너지 확대,
건축물 전기설비 의무화,
스마트시티 같은 흐름이 맞물리면서
전기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구인 공고를 보면
전기경력수첩 초급 이상 우대라는 조건이
꽤 많이 붙어 있었어요.
막연하게 괜찮겠지 싶었던 게
조금씩 현실적인 목표로 바뀌어 가던
시기였어요.
2. 경력수첩이 뭔지도 몰랐던 제가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전기경력수첩 초급을 받으려면
먼저 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한국전기공사협회 기준으로는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 같은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 경력수첩을 신청할 수 있어요.
말하자면 경력수첩은
자격증과 실무 경험이 합쳐진
일종의 공식 인증서 같은 거예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처음에 꽤 막막했어요.
자격증이라니, 비전공자인 제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감이 안 왔으니까요.
전기산업기사 응시자격을 보니
관련 학과 전공자거나, 실무 경력이 있거나,
아니면 학점은행제로 41학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어요.
전기기사는 106학점이 필요하고요.
비전공에 경력도 없는 저한테는
학점은행제가 사실상 유일한 입구였어요.
그때 처음으로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됐어요.
3. 학점은행제로 응시자격 만들기, 이렇게 진행했어요
학점은행제는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제도예요.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 학점을 모아서
학위를 받거나 자격증 응시조건을
충족할 수 있어요.
저처럼 비전공 고졸이거나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방식이에요.
수업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니까
직장과 병행할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이었어요.
멘토님한테 처음 상담을 받고 나서야
전체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 상황에서
전기산업기사 응시자격을 갖추려면
41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학점은행제 전공 수업으로
채울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어요.
진행 순서는 이렇게 흘러갔어요.
먼저 학습자 등록을 했어요.
이건 학점은행제를 처음 이용할 때
딱 한 번만 하면 되는 절차예요.
어떤 학위 과정으로 등록할 건지,
전공은 무엇으로 설정할 건지
결정하는 단계예요.
저는 전기 관련 동일직무분야로
인정되는 전공으로 등록했어요.
그다음이 온라인 수업 수강이에요.
강의는 2주 안에 시청하면
출석이 인정되는 방식이에요.
직장 다니면서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모바일로 들을 수 있었어요.
과제, 토론, 중간과 기말고사가 있었는데
멘토님한테 참고 자료를 받아서
준비할 수 있었어요.
학점 인정 신청은
1월, 4월, 7월, 10월 중에 하는 거예요.
이수한 수업의 학점을 공식적으로
학점은행제 기관에 인정받는 절차예요.
수강을 마쳤다고 자동으로
학점이 쌓이는 게 아니라,
이 신청을 해야 학점으로 인정되는 거라서
시기를 놓치면 안 돼요.
41학점이 인정된 시점에서
드디어 전기산업기사 자격조건이
갖춰졌어요.
4. 시험 준비, 생각보다 체력전이었어요
응시자격이 생기고 나서
전기산업기사 필기 준비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전기회로, 전기기기,
회로이론 이런 과목들 이름만 봐도
어지러웠어요.
비전공자로서 기초가 아예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 한 달은 개념 잡는 것에만
시간을 쏟았어요.
유튜브 강의로 회로 기초부터
하나하나 짚어나갔고,
교재 한 권을 처음부터 천천히 읽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그냥 넘기지 않고 여러 번 반복했어요.
특히 전력계통이나 변압기 파트가
저한테는 제일 어려웠는데,
그림을 직접 그려가면서 익혔어요.
두 번째 달부터는
기출문제 위주로 전환했어요.
전기산업기사 필기는
5년치 기출을 반복하면
패턴이 어느 정도 잡힌다고 하더라고요.
틀린 문제는 오답 노트에 따로 정리했고,
시험 전날까지 그 노트만 봤어요.
직장을 유지하면서 공부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퇴근하고 나서 두 시간,
주말에 네다섯 시간 이렇게 맞추다 보니
몸이 버거울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전기경력수첩 초급을
손에 쥐는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버텼어요.
5. 이제는 그 수첩이 제 이름 앞에 붙을 것 같아요
필기에 합격하고 실기까지 마무리하면서,
드디어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이 나왔어요.
자격증을 손에 받아들었을 때의
기분은 솔직히 말로 다 못 해요.
비전공에 학점 하나 없이
시작했던 사람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날 때가 있거든요.
지금은 한국전기공사협회에
전기경력수첩 초급 신청을 준비 중이에요.
자격증과 이수 교육을 갖추면
초급 수첩을 발급받을 수 있어요.
수첩을 받으면 전기공사 현장에서
기술자로 공식 인정을 받는 거예요.
초급에서 경력을 쌓으면
중급, 고급으로 올라가는 길도
열려 있어요.
처음 전기경력수첩 초급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던 그날의 저처럼,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시작이 늦었다고 느껴도 괜찮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