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의 교집합

진짜 나의 모습에 관하여

by Epakouon 에파쿠온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개인은 많은 집단의 교집합이고 모든 인간들이 외모가 다르듯이 소속된 집단의 교집합도 다르다.


'나'라는 원소가 A라는 집합과 B라는 집합에서 쓰고 있는 가면은 다르다. 가족에겐 한없이 다정하지만 직장에선 차가운 부장이고 친구들 앞에선 철없는 15살의 행색일 수 있다. 이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정의하자.

사람들이 가식적으로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 개의 집합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가 A 집합에서의 나의 페르소나와 B 집합에서의 페르소나를 볼 때 괴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친구가 인정할 수 있는 괴리의 영역을 벗어났을 때 가식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가식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누구나 소극적인 의미의 가식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고 해서 혼란스러워할 필요 없다. 생존을 위한 사회적 몸부림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각기 다른 페르소나 중 진짜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가면을 쓰고 아무리 숨겨봐도 유일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눈'이다. 비유하자면 이 눈이 나의 모습일 것이다. 여러 페르소나들의 교집합 중 나의 모습으로 인정되는 몇 가지의 특성.


가족에겐 한없이 다정하며 직장에선 차가운 부장이고 친구들 앞에선 철없는 15살의 행색일지라도
모든 집단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이 공통적이라면 그것이 나의 '눈'인 것이다.

내가 자체적으로 쓰고 있는 페르소나 말고도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페르소나가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서비스 직종의 친절함, 회계 직종의 꼼꼼함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의 교집합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페르소나의 역할이 적합한 일일 때, 우리는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곤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너무나도 내향적인 사람이 뛰어난 연설가가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처럼 그 집단이 자신과 너무 다른 페르소나를 필요로 할 때 채널 변경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게 될지도 모른다.

많은 청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 많은 종류의 페르소나를 적립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고등학생에게 자신에게 맞는 과를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나의 미래에 대한 해답은 나의 과거에 있다.

내가 바라보는 나의 페르소나는 객관적이지 못하다. 가면을 쓰는 사람은 내 모습이 어떤지 보지 못한다.
최대한 다양한 집합의 사람들에게 내 모습이 어떠한지 물어보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지금까지 성과를 낸 이력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장이나 좋은 성적, 대외적인 인정을 받은 나의 페르소나 말이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게 읽은 문구를 소개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인간은 모두 연기자다. 차이는 단지, 자기가 무슨 역할을 맡았는지 알고 있느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