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이 낳는 속단에 폐해
그래서, 책 내용이 뭐야?
다들 요약을 강요받은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책 한 권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고 이 중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당혹하기도 하다.
몇 가지 단어로만 이 책을 소개하는 건 작가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읽어보라고 말하기도 한다.
긴 글을 요약하고자 할 때 보통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장을 구성한다. 선택을 받지 못한 많은 단어들은 섭섭함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작가 그 자신이 요약한 것이 아니라면 제2창작자의 의도가 다분히 묻어난 요약글이 완성된다.
훌륭한 작가라면 책을 쓸 때에는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 문장, 단어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표현에 신중을 가할 것이다.
특히 한글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표현도 있듯이 조금만 방향이 틀어지면 완전히 다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같은 방향성의 요약글이더라도 기존 글이 가진 추상적이고도 명확한 표현의 힘이 사라질 수 있다.
같은 주장을 펼쳐도 적절한 비유와 스토리, 근거가 있는 글이 설득력이 강한 법이다.
그렇기에 요약은, 그 신중함을 가하지 않았을 때 기존 글의 생명력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글을 읽어보기 전에 매력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요즘엔 몇 분 안에 어떤 책을 읽은 것처럼 만들어주겠다 하며 책을 요약하는 영상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쉽게 얻은 것처럼 느껴지는 지식들은 쉽게 지혜가 되지 못하는 듯하다.
과거에 시대를 주름잡았던 사상가들이 쓴 글들을 과연 평범한 사람들이 완전히 이해하고 짧게 요약할 수 있을까. 한 철학자를 평생토록 연구하시는 교수도 있을 만큼 쉽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요약, 정리된 글이 아닌 본 편을 읽어보는 게 어떨까. 그것이 오히려 둘러 가지 않도록 하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