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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PAULE Apr 17. 2017

봄이 왔어

아빠, 봄이야.

벚꽃은 이미 지난 주에 절정이었고 이제는 초록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어. 난 아직도 아빠를 생각하면 바보같이 금방 눈시울이 뜨거워져. 꽃이 한창 피기 시작할 때는 사실 되게 슬펐어. 꽃은 어김없이 피어나는데 아빠는 이제 여기에 없다는 게 이상해서. 근데 꽃잎이 지고 어린 연둣빛 잎들이 피어나니까 아빠의 아팠던 얼굴이 조금 환해지는 기분이 들어. 아빠는 몰랐겠지만(엄마도 모를거야 사실) 내가 가장 정말 봄이 왔음을 실감하는 순간은 바로 요즘같은 때거든. 아기 나뭇잎이 하늘을 덮기 시작하는 연두색의 세상. 나는 이 계절이 가장 설레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그래도 시간이 좀 더 지난 덕분인지 나는 아빠가 어딘가에서 아픔 없이 잘 지낼테니 나는 여기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좋은 생각을 부쩍 많이 해. 나의 봄은 이제 시작인 기분이야. 그래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아빠에게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 비록 과제에 끙끙거리고 있긴 하지만...

아무튼 아빠, 봄이야. 비록 벚꽃 사진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빠 있는 데도 이젠 좀 푸르러졌을까? 궁금하다. 이번 달 바쁜거 지나고 연휴에 아빠 보러 갈게. 아, 나 요즘 엄마한테 운전 연습도 꽤나 빡세게 받고 있어. 내가 운전해서 아빠 보러 갈 수 있을 날이 머잖았다고. 비록 모두가 맘졸이겠지만 위풍당당하게 달려가서 주차하고 찾아뵐테니 기다리시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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