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육각형] Ep9. 간식도 없는 슬픈 하루

세상에서 가장 작은 육각형은 점.

by ephemeral

"나 오늘 간식도 못먹고 일한거 알아?!"

워낙 알아주는 먹성이다.

점심에도 늘 구내식당보다는

회사 근처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그녀다.


한번은 이렇게 말했었다.

"내가 한달에 점심값만 200만원 쓴 적이 있더라고,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작년 말 조직개편 시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인원이 충원됐다.

그녀는 흥분했다.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그녀의 사람들도 들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엉아.


직원 대상으로 한 사내판매 이후

처음으로

열정적으로 사무실을 누비는

그녀의 모습이 새삼스러웠다.


나는 생각했다.

아, 그때 전무님이 말한 '그녀의 한 방'

이제야 보게 되는 건가 싶었다.


그녀의 시간은 절대적이고,

업무는 늘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시간은

새로운 브랜드 담당자들과의

면담을 빙자한 만담의 장이 되었다.


그렇게 넘쳐나던 그녀의 시간은

어느새 빠듯해졌다.


그렇게 몇 일을 바쁘게 지내던 그녀는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푸념했다.


"나 오늘 간식도 못먹고 일한거 알아?!

요새 간식 먹을 시간이 없어!"


그러자 옆에 있던 부장이 대답했다.

"아, 원래 간식먹는 시간이 업무시간에

필수인가보죠?"


옆에 있던 나는 웃음을 참기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직장생활이다.

배고픈 사람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선택한 일정으로 채운 시간을

과로라 부르는 태도는

조금 낯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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