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군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Ep.2 나 좋다는 너가 나도 좋다.

by ephemeral

두 번째 만남 다음 날

김 군은 나에게 전화를 했다.


라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졸린 오후 운전 중인데

내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나와 대화하고 싶다고.


낯선 사람과의 통화가 익숙하지 않은

전화 포비아가 있는 나에게는

조금 버거운 시간이었다.


그래도, 나 좋다는데.




퇴근길에 전화가 왔다.


팀 회식 중이라면서

내가 너무 보고 싶고

팀 사람들에게 나를 자랑하고 싶다고.

지금 오면 안 되냐고.


낯선 사람들이 많은 자리가 불편한 나는

거절했다.


그래도 회식 중에도

나 좋다고 전화해주는데.




퇴근 후 각자의 일정을 마친

밤 9시

김 군은 예고 없이 우리 집 앞으로 찾아왔다.

보고 싶어서 왔다고.


파워 J인 나에게

예고 없는 일정은 스트레스였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보고 싶어서 왔다는데.




저녁을 먹으며

그는 가족사를 거리낌 없이 털어놓았다.

과거 연애도 모두 이야기했다.

어쩌면 나도 그러길 바랐던 것 같다.


가까운 친구와 가족에게도

내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는 나는

그의 대화 방식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나를 좋아하고,

나와 먼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니까.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의 마음에

조심성 많던 나도

조금씩 무장해제되고

빠르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김 군의 속도는

사랑의 속도라기엔 너무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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