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군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Ep.4 Ghosting, 잠수의 전조증상

by ephemeral

시간만 나면 울리던 핸드폰이

잠잠해졌다.


일상을 공유하던 행동도

점점 통보로 바뀌었다.


급격한 태세 전환

불과 3주 만에 일어났다.


계기는 알 수 없지만,

핑계는 분명했다.


중요한 Deal 클로징을 앞두고 있어

평일 저녁도, 주말도

회사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


업무라는데 별 수 없었다.

공적인 일이 바빠지면

사적인 관계가 느슨해지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그랬으니까.


문제는

그 바쁜 와중에 어렵게 생긴 시간을

나 대신

친구와, 가족과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 선택이 서운하다고 말한 나를

김 군은 비판했다.

바쁜 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아, 생각해보니 그가 그랬었다.


전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

가족과 친구와의 시간을

이해해주지 못해서라고.


Deal을 앞두고는

연락도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사전에 경고했는데,

서운하다고 말하는 건

자신을 몰아붙이는 일이라며.


경고를 했으니

이제 모든 건

내가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듯.


그 말을 나는

‘맞춰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입을 닫았다.

마음도 닫았다.


나도 연락을 줄였고,

내 시간을 즐겼다.

그의 방식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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