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군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Ep.5 맞춰주는 너가 매력이 없다.

by ephemeral

김 군의 거센 컴플레인 사건 이후,

우리는 어색해졌다.


나는 입과 마음을 닫았다.

좋다, 기쁘다, 서운하다

어떤 감정도 크게 표현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김 군이 말했다.

“이제 네가 맞춰줘서 좋긴 한데,

너무 다 맞춰주니까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싸우고 지지고 볶으면서 연애하고 싶어.”


나는 ‘맞춰주기’가 아니라

‘거울치료’를 선택한 거였는데,

그는 내가 순응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제 와서

서로 맞추려면 싸움도 필요하다는 김 군.

도대체

그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


그렇게

살얼음판을 걷듯 지내는 동안

대화는 줄어들었고

만나도 의미 없는 말들만 오갔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이 된 그날.

“요즘 너 이상해.”

그의 말에

나는 처음으로 솔직해졌다.


나는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통보가 아니라

사전 공유를 해달라고.


그는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약속이 생기면 미리 말하겠다고,

귀가가 늦어지면 연락하겠다고.


그렇게

나름 속이 시원했던 그 데이트를 끝으로

우리는 헤어졌다.


아니,

김 군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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