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육각형] Ep12.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육각형은 점.

by ephemeral

#업무택시


내가 타는 택시는 5만원을 넘어도 되지만,

너가 타는 택시가 5만원을 넘기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사내 규정 상, 업무 택시는 5만원까지 가능하다.

초과 시에는 부서장 결재가 필요하다.

작년 초, 물류센터 미팅을 위해

그녀는 팀 동료와 여주로 향했다.


당연히,

아무런 고민도 없이 그녀는

택시를 잡으라고 했다.


월 말, 초과 비용은

부서장인 그녀의 결재로 문제 없이 처리되었다.




야근 후,

팀장과 팀 선임과 함께

가볍게 한잔을 했다.


10시가 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말했다.

"자기 택시 탈거지?

자기 거 부르면서 내 것도 같이 불러줘."


우리 회사는

밤 10시 '야근' 후 '퇴근' 시

업무 택시 비용을 지원한다.


단, 간부 직급은

월 급여에 포함된 교통비로 갈음한다.

고로 팀장의 업무 택시 사용은 불가하다.


나는 개인카드로 귀가했다.

그녀도 그랬을 것이다.

내가 불러주지 않아서.




#법인카드


법인카드는 업무 목적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그녀는 종종 말했다.

“친구 회사 근처로 불러서

법카로 저녁 사주면 얼마나 멋있는데~

자기도 그렇게 해.”


뿐만 아니다.

회사 사람들과의 자리라면

업무 외적인 모임이어도

그녀의 법인카드 사용은 자연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나와 팀 동료의 식사에 대해

업무 연관성이 없다며

법인카드 처리가 불가하다고 했다.


우스운 상황이었지만,

더 대화를 이어갈 가치를 느끼지 못해

침묵했다.


무수히 많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속에서

나는 침묵을 선택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조직

일관성이 없는 리더 아래서는

침묵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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