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육각형은 점.
어느 날, 그녀가 말했다.
"걔랑 친하게 지내지마.
입이 가벼워. 조심해."
다른 팀원에게는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식 얘기, 너가 한 거 아니야?
입 조심해.”
그날 부산 출장에서의 회식은
그녀가 가장 먼저
'엉아'에게 공유했던 일이었다.
한 번은 팀원 한명이 없는 자리에서
"쟤 담배펴. 맨날 나가는거 봐" 라며
확실하지도 않은 내용을 퍼날랐다.
그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본인이 나서서 선을 그었다.
누구는 조심해야 할 사람,
누구는 결이 다른 사람,
누구는 나와 비슷한 사람.
“나는 너가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해.
근데 걔는 좀 달라.”
그 말은 늘
그녀와 다른 한 사람만 있을 때 건네졌다.
모두가 그녀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것처럼,
모두가 다른 누군가를 경계하도록 하며
친밀함을 강제로 배정하려 들었다.
조직개편 이후
옆 팀 팀장이 우리 팀 위 임원으로 승진했다.
예상 밖의 인사였다.
그녀가 자주 비판하던 사람이었다.
말은 늘 가벼웠고, 평가는 단호했다.
승진 발표 이후
그녀의 언어는 방향을 바꾸었다.
평소 씹어대던 임원은
우리 팀장에게 존경할 만한 리더가 되었고,
가까이 두어야 할 사람이 되었다.
빠른 적응이었다.
좋게 말하면 처세.
다르게 말하면 선택.
그녀는 늘 선택했다.
누구와 가까워질지,
누구를 멀리 둘지,
언제 말을 바꿀지.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향했다.
그런 팀장의 태세전환은
마치
새로운 밀림의 포식자에게
빠르게 적응하는 짐승과도 같았다.
말은 공기 중에 흩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직 안에서는 기록이 된다.
언젠가 방향이 다시 바뀌는 날,
그녀의 말들도
화살이 되어
그녀에게 돌아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