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육각형은 점.
Part 2.
"매니저들은 생계가 달려있는 일이야!!"
그녀는 전 팀장의 흔적을 지우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그래서 부임 두 달 만에 기존 매니저를 해고했다.
사유는 능력 부족.
그리고 곧바로
과거 함께 일했던 경력직 매니저를 “모셔왔다.”
“그 정도 입지에서 그 매출이면 매니저 역량 문제야.”
“내가 모셔오는 분은 두 배는 하실 거야.”
그렇게 오픈 초기부터 함께 고생해온
세일즈 팀은 정리되었다.
새로 온 매니저는 의욕이 넘쳤다.
그만큼 요구 사항도 많았다.
하지만 매출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
대신 매니저는 팀장을 등에 업고
본사에 업무를 요구 및 지시하기 시작했다.
중간관리 매니저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다.
직영 직원과 달리, 매출과 소득이 직결된다.
그래서 권한도 크다.
매장 운영을 포함한 직원 채용 역시 매니저의 재량이다.
그래서 갈등이 생길 때마다
팀장은 늘 이렇게 말했다.
“매니저님은 생계가 달린 일이야.”
우리는 이해하라는 쪽이었다.
조율은 없었다.
방향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살얼음판 같은 시간을 지나며
실무 팀원들과 매니저 사이에는 오히려 라포가 생겼다.
서로 적응했고, 운영은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해 말.
그녀는 그 매니저에게
1월 31일 자 해고를 통보했다.
사유는
본인이 원치 않는 직원을 채용했다는 것.
매장 운영과 채용은
계약 구조상 매니저의 권한이었다.
그녀는
“생계가 달린 일”이라며
우리에게 양보를 요구하던 사람을
유예 기간 한 달만 두고 정리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매니저와 함께 일하던 직원이
다른 브랜드로 이직을 준비하자
그녀는 좋지 않은 레퍼런스를 전달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정말로 공적인 문제였는지,
둘 사이에 지극히 사적인 균열이 있었는지.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생계가 달린 일”이라는 말은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었다.
필요할 때는 방패였고,
필요 없을 때는 아무 의미 없는 문장이었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생각했다.
그녀에게 책임이란
지켜야 할 무게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옮겨지는 단어에 불과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