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아홉 번째

호수

by 재인


다리 두 개가 떨어져 나간 개미가

달그락 발발 거리며 기어가는 것을 보면서

생을 이렇게 축내고 있는 나는

달그락 발발 기어가지도 못한다


물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디로 나가는지 모를

거대하고 작고 깊고 얕은 나의 호수에서

몸을 뒤집고 헐떡거리는 물고기를

손으로 감싸 쥐고서 날카로운 자갈에 올려놓고는

몸이 뒤집힌 게 아플까

날카로운 자갈이 아플까

생각한다


물고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만 헐떡거릴 때가 오고

저녁 어스름이 되어 물고기의 몸에

저무는 주홍색 동그란 그것이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을 보고


물고기를 감싸 쥐고서

거대하고 작고 깊고 얕은 호수에 놔주고서는

숨쉬기를 멈췄으나 눈은 감지 못하는

물고기의 회백색 눈을 바라보

그 위로 지나가는 다리 두 개를 잃은 개미는

다시 달그락 발발


나는 자갈에 가만히 누워

생을 축내면서 생각한다

숨을 쉬는 게 고통인지

자갈에 찔리는 것이 고통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