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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과 단상
쉰여덟 번째
의미의 의미
by
재인
May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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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오로지 관념의 결합이고
사진이 실체들의 결합이라면
나는 상상의 말을 타고
실체의 초원을 달려
네모난 프레임에 각인하고
선명히 드러나는 글자를 놓아
모호한 의미들을 만들겠지
나는 그 의미들로
나와 닮은 세상을 만들어
그것에 이름을 주고
물과 해와 탐스런 과실들을 양분 삼아
그것의 갈비뼈에서 태어날
당신의 생각들에게
나의 길고 축축한 혀를 날름이겠지
나와 당신의 세상은 찢어지고
그 사이엔 불길이 돌아
언제까지고 맞닿을 수 없게 되겠지
그러니
나는 반드시 죽어야 하고
관념의 먼지가 되어
이제 당신의 날름거리는 혀가
나의 먼지를 먹고
그것은 또 하나의 말이 되어 토해지고
토해진 세상은
다시 네모난 곳에 갇히고
의미의 의미의 의미의
그러니
신은 이렇게 말하지
너 어디에 있느냐고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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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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