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여섯 번째

읽다

by 재인


단지 글자를 읽는 것과 문장을 읽는 것은 너무나 달라서 그래서 글자를 아는 것이 곧 읽음을 아는 것은 아니라, 모든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해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대체 무엇을 읽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나는 삶의 행간을 파고 들어가 어딘가 맥락의 꼬투리를 잡아 숨을 헐떡이는 그것에 하나하나 해(解)아리는 마음으로 눈을 맞추고, 내가 단지 글자만 아는 것이 아니길 내가 단지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길 바라면서, 입을 움직거리고 달싹이며 숨죽여 읽고 또 읽고 그리고는 나는 나로 밑줄을 남기며 다시 해(解)아릴 것에 대해 생각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