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을 따라서 걷다가 물 위에 떠있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얼마나 가벼워야 저렇게 뜰 수 있을지 생각했어. 나는 저 아래에 뜨기엔 너무나 무거워서 물빛마저 진득한 타르처럼 끈끈해 보였어. 저곳에서 내 몸은 가라앉을 거야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 만큼. 그래서 뛰어봤지. 계속 가라앉다가 그제야 물은 지극히 투명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내 몸을 훑었어. 내 몸은 젖은 걸까 젖지 않을 걸까. 바닥에 발이 닿은 채로 수면을 올려다보니 한 얼굴이 흔들렸지. 눈도 코도 입도 귀도 비뚤거린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그것은 나일까 너일까. 나를 두고 떠나버린 나일까, 너를 두고 떠나버린 너일까. 바닥에서 발을 떼고 물 위로 올라가 얼굴과 마주했어. 그래 단 한 번이라도 그 뺨에 손을 대봤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얼굴을 바라보면서 눈도 코도 입도 귀도 비뚤어져 갔지. 나는 발을 굴려 바닥에 먼지를 일으키고는 먹먹해진 앞을 비뚤어진 눈으로 올라갔어. 나는 손을 뻗어 얼굴의 뺨에 손을 대고 그 뺨에서 흐르는 내 물기를 내게 흐르게 했지. 내가 젖은 걸까 젖지 않은 걸까. 나는 뺨에서 손을 떼고 강을 따라서 흘러갔어. 그때 내가 나뭇잎처럼 가볍다는 것을 알았지. 나는 비뚤어진 얼굴에서 떨어져 나온 한 올의 머리카락이었고 하나의 기억이었지. 나는 어딘가 작은 모래톱에 멈추고서 따뜻하게 흙이 되고 먼지가 되는 것을 생각해. 그때 손 한가득 나를 쥐고서 머물러달라 말해줘.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갈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