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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과 단상 두 번째
아흔세 번째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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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Nov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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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면 하얀 맛이 닿을까 혀를 내밀곤 했다
차갑게 내리던 눈은 혀에 닿아 금방 녹아버렸다
눈은 침에 섞여 입안을 뱅그르 돌았다
하늘 가득 이야기들이 내렸다
이야기들이 내릴 때 혀를 쭉 내밀어 닿게 했다
이야기들은 물이 되어 침에 섞이고
말이 되어 입 밖으로 내렸다
언제부터 내려왔을까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이 입에서 저 입으로
혀에 닿은 이야기는 입안에 머물다
공기 중에 끝점 없이 내린다
이 끝없는 이야기는 어디에 내릴까
너의 혀끝에 내려 다시 물이 되어 침에 섞이겠지
그러니 우리는 입맞춤으로 겨울을 쓰자
우리의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 아득하고
끝없이 내려 하염이 없다
눈이 내린다
keyword
눈
이야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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