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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네 번째

by 재인


코는 숨의 통로이자 부패의 증거이다

내게서 생은 이토록 생경하다, 낯설다

생이란 상반된 것들의 목록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읽어나가다

맞닥뜨린 환희와 슬픔에 무너진다

생은 결국 먼지 한 톨로 귀결되는데

숨이 마지막으로 나가는 그때를 알지 못하니

나는 오직 생에 둘러있다 먼지가 된다

그러니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

그것은 당신의 몫이다

당신의 것도 그러하다

이 생경하고도 모순된 생의 한가운데에서

어긋난 것들을 읊어보자


우리

그렇게 기억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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