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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우 Jun 16. 2018

운전대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다

어서 빨리 운전대 없는 차를 타고 싶어 신열이 날 지경이다

한때 자동차는 자유의 상징이었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의 혁명 속에서 인간들은 누구나 운전하기 원했고 그 운전 자체가 자유로의 항해와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요즘도 자동차가 자유의 상징인가? 주차하기 위해 수십 분씩 같은 길을 돌기도 하고, 불법주차 단속반이 뜨진 않을까 조바심을 낸다. 차는 어찌나 많은지 달리는 시간보다 서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날도 있다. 이럴 때마다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운전은 자유가 아닌 속박 아닐까? 어쩌면 난 자동차에 구속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운전으로부터의 해방을 생각해보자. 아침 출근길에 내 차에서 잠을 자고 직장 앞에 내리면 차가 알아서 집으로 가거나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술을 많이 마셔도 대리기사 없이 집에 갈 수 있다. 휴가철이나 명절에 차가 막혀도 부담이 적다. 어차피 난 운전을 하지 않으니까. 이외에도 운전으로부터의 해방은 인간에게 시간적 여유로움뿐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으로 많은 이로움을 주게 될 것이다. 

물론 “자율주행이 운전의 즐거움을 빼앗아 갈 것”이라며 자율주행 시대를 마뜩지 않아하는 이들도 있다. 맞다. 나도 가끔은 좋은 차와 미끈한 도로를 만나면 운전을 즐긴다. 하지만 운전대로부터의 해방을 맛보게 된 후에도 계속 운전을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이동 중인 자동차 안에서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우린 지금 완전자율주행 서막의 시대에 살고 있다. 130년의 자동차 역사 이래 가장 충격적이면서 혁명적인 시대다. 이로 인해 인간의 생활환경과 패턴은 급속도로 바뀌게 될 것이고, 자동차는 또 다른 의미에서 자유의 상징이 될 것이다. 바로 운전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운전을 하지 않게 된 인간은 운전 이외의 또 다른 유희를 찾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는 아주 빠른 시간에 새로운 유희의 도구에 빠져들 것이다. 이런 시대에도 운전을 못 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며 과거 속에서 허우적댈 것인가? 난 어서 빨리 운전대 없는 차를 타고 싶어 신열이 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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