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홍 Jun 09. 2024

영국 노동자 계급의 삶을 쓰다

E. P  톰슨, 나종일 외 옮겨 쓰다,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창비

영국 노동자 계급의 삶을 쓰다 

: E. P  톰슨, 나종일 외 옮겨 쓰다,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창비. 2000.


《오디세이아》를 토요일에 사업장 휴게실에 놓고 온 듯하다. 퇴근길에 읽으려고 하니 보이지 않는다. 

월요일 저녁에 출근하면 찾아보아야겠다. 그래서 이번 주말은 오디세이아를 찾기 전까지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 상(E. P 톰슨, 나종일 외 옮김, 창비)을 읽기 시작하다. 영국의 맑스주의 역사학자인 E. P 톰슨이 1963년에 쓴 역사책이며, 《문학비평세미나》수업을 들을 때, 임유경 교수님이 문화비평을 강의하시는 시간에 소개하신 책이라 사둔 책이다. 톰슨에 의하면, 영국의 노동계급은 산업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부터 등장하였고, 이들의 노동운동은 계급차별 의식이 있는 개신교에 반대하고, 평등주의를 말하는 개신교를 조직할 정도로 깊은 평등의식을 가지며, 도시에서 빈곤과 자본의 착취를 겪는 노동자들의 사회운동으로부터 시작하였다.      


평등한 종교를 위하여 : 비국교도, 반국교도, 감리교회 이탈.

종교로는 권위주의적인 종교에 반대하여, 잉글랜드 종교개혁으로써 형성한 잉글랜드의 국교(Established)인 잉글랜드 성공회(Church of England)가 아니거나, 잉글랜드 성공회에 반대하는 비국교도(Non-Conformist)이거나 반(反) 국교도이다. 이들이 신앙생활을 한 개신교 교파는 침례교회, 조합교회, 퀘이커(Quaker, 종교친우회가 고유명사, 한국에서는 고 함석헌 선생과(글과 생각 수업 때 재야(在野) 지식인들인 예언자나 예수, 김시습과 같은 야인(野人)으로서 살아야 한다는 《들사람얼》을 읽고, 깊은 감명을 한 기억이 난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남편 박성준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퀘이커이다.), 재침례교(아나뱁티스트, ana-baptist)이다. 

이들은 잉글랜드 정부의 탄압을 받았기 때문에, 존 버니언은 문학을 전공한 지식인이 아니고, 평범한 금속노동자였음에도 뛰어난 문장실력을 자랑하는 소설인 《천로역정》에서 허영의 시장, 크리스천, 크리스티아나, 이들의 자녀들의 순례, 마귀인 아폴리온과의 투쟁, 허영, 복음전도자등의 은유를 씀으로써 잉글랜드 정부의 탄압을 받는 자신들을 순교자로 묘사하고, 비국교도나 반국교도들을 탄압하는 잉글랜드 정부의 치안판사를 아폴리온에 비유하여 배드포드 감옥에 갇힌 후에도 자신의 종교적 양심을 고수한다. 잉글랜드 성공회 사제인 존 웨슬리 신부(Rev. Jonn Wesley)의 복음주의 운동으로써 감리교회가 등장하여 평신도들이 설교가로서 활동하는 잉글랜드 교회사의 변화가 싹틈을 한 후에도, 잉글랜드의 노동계급들은 성직자 중심주의, 정부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는 보수성에 반발하여 조합교회, 침례교회 등 자신들의 평등주의 사상에 따른 교파를 형성하거나 찾아간다. 

이들 잉글랜드의 노동자 계급들이 침례교나 조합교회 등의 개신교에 속함으로써 잉글랜드 성공회나 감리교회에 속하지 않거나, 새로운 교파를 창설함으로써 반대한 이유는 이들이 생각하기에 잉글랜드 성공회와 감리교회가 잉글랜드의 귀족들이나 잉글랜드 성공회 주교가 감리교 설교자들이 서로를 형제, 자매라고 부름으로써 평등을 주장함이 계급사회를 흔들 수 있는 불온한, 위험한 사상이라고 여김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 사상에 기반을 둔 평등에 반대하거나, 평신도와 성직자 사이의 위아래를 정하는 성직자 중심주의를 보이는, 불평등한, 계급차별의식을 보이는 지배계급들의 종교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의 노동자들의 종교는 교회라는 공동체에서는 평등해야 한다는 판단을 평등주의 성격을 띠는 개신교에서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나타냄이다. 

물론 존 찰스 라일 주교가 리버풀 교구장으로서 노동자 계급들과 노동자들이 교우들인-나는 사람들의 손을 유심히 보는데, 영성체를 하는 교우들의 손을 보니 대부분 노동자들이군요. 성공회가 노동자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그릇된 생각입니다.(이언 머레이 지음, 정상윤 옮김, 《J. C 라일》, 복 있는 사람을 성공회 전례용어에 맞게 고쳐서 인용함.)- 성 캐서린 교회에서 말씀전례와 성찬전례로써 성찬례를 집전하고, 리버풀 노동자들이 일하는 사업장을-채석장, 소규모 가게, 제련소- 방문할 때마다 노동자들의 환영을 받았음에서 알 수 있듯이 노동자들이 성직자가 노동자들을 나와 같은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성공회 교회일 때는, 잉글랜드 성공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예도 얼마든지 있으므로, 성공회와 감리교는 지배계급들이 다니는 보수교회이고, 개신교는 노동빈곤층들이 다니는 진보교회라고 여기는 흑백논리는 말 그대로 흑백논리의 오류이다. 하지만 동학사상으로써 평등을 말하고 동학농민혁명으로써 실천한 조선의 노동 민중들의 삶은 평등주의적인 개신교 신앙으로써 평등을 실천하고자 한 잉글랜드의 노동계급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치사상 : 수평파, 프랑스혁명에 공감함.

정치사상도 청교도 내전 당시에 사유재산과 계급을 부정하는 평등주의자들인 수평파들이었고, 실제 이들은 버려진 공유지에서 평등한 공동체 활동을 함으로써 평등을 지향한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청교도들은 중소지주들이었다.-올리버 크롬웰 등의 지주계급들과 달리, 사유재산과 계급을 부정하였다. 이들의 후예들인 잉글랜드의 노동계급들도 프랑스 노동계급들이 루소의 공화주의 이념에 공감하여 참여한 프랑스 대혁명에 공감하여, “우리도 1649년에 청교도 내전으로써 잉글랜드의 국왕인 찰스 1세를 처형했다면, 프랑스 인민들도 자신들의 국왕과 왕비인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처형할 권리가 있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계급투쟁 의식이 강하였다. 정치이론도 토머스 페인의 《인권》을 읽고 공감할 정도로 깨인 민중들이었다.(아직 못 읽은 책을 인용하고 있는데, 읽어봐야겠다.)     


직업

도시 노동빈곤층들의 직업은 이들의 도시 빈곤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성매매, 개를 부추겨 곰을 물도록 하여 동물을 학대하는 동물오락 등이다. 마치 에스비에스 드라마 《올인》에서 임현식 배우가 물방개들이 헤엄치는 도박을 하는 도박사를 연기하는 장면이나 권정생 선생의 동화 《몽실 언니》(창비)에서 동생과 같은 어린이들인 나남이와 몽실이를 예뻐한, 하지만 몇 번이나 자사를 하려고 할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 양공주 언니처럼 –당연히 이 분들은 국가라는 포주(抱主)가 여성들로 하여금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도록 하고, 관리를 하기까지 한 인권침해 피해자들임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다.-빈곤으로 인해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성매매나 동물오락과 같은 직업을 가졌다고 보면 될듯하다. 

근대 성공회나 감리교의 복음주의자들의 사회개혁도 성매매 여성 지원, 동물오락 일소라는 사실이나 토머스 모어가 생계형 절도사범들을 교수형이라는 악형으로써 처벌할 것이 아니라 변변한 일자리를 갖게 해야 한다고 주장함도 잉글랜드 정부가 섬유산업을 국가의 기간사업으로서 지원함으로써 산업자본주의를 주도하여, 지주들이 돈이 되는 양모 판매를 위해 농지를 양 목초지로 바꾸는 터라(인클로저 운동,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농촌공동체가 붕괴하고, 도시에 상경했지만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한 도시 빈민들이 빈곤으로 인해 몸을 팔거나 관객들의 가학적인 폭력성을 부추기는 오락을 보이는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설사 변변한 작업을 갖더라도, 《크리스마스 캐럴》(찰스 디킨스 지음, 김영진 옮김, 비룡소)에 나오는 밥 크리칫과 그가 돌보는 가족들처럼, 전업주부인 크리칫 부인과 소아마비 장애인인 팀을 빼고는 저임금을 받는 사업장에서 성인노동이나 아동노동을 함으로써 생활전선에 나서야 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김동인이 《감자》(여기서 감자는 감자가 아니라, 고구마이다. 다음 한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평안도 방언으로 감자는 고구마를 뜻한다고 한다.)에 나오는 복녀의 삶이 잉글랜드의 도시 빈민들의 삶이었다. 

당연히 이들의 삶은 평등한 사회, 자본의 노동 착취가 없는 사회,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투쟁하는, 계급투쟁을 실천하는 노동운동으로 이어졌다. 잉글랜드의 노동자들은 러다이트 운동으로써 기계파괴를 하거나-저자가 설명하지 않았는데, 노동조합 활동을 노동악법인 단결금지법(1825년 폐지)으로써 억압을 받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당연히 자본가들이 소유한 생산시설을 파괴하는, 노동자들의 실력을 보이는 계급투쟁을 실천했다.-, 처음엔 동업조합(Trade's union) 성격을 띠었다가 미숙련노동자들도(Laborous)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는 민주노조를 조직하거나, 노동자들의 참정권을 요구하는 차티스트 운동을 하는 등 단결하여 투쟁하였다. 

실제 성공회도 기독교 사회주의자(Christian Socialist)인 프레더릭 모리스 신부(Rev. Frederic Morris)가 1850년에 세계 노동운동사 첫 노동조합인 일반노동조합을 조직하며(이덕주,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 홍성사), 노동자 대학교를 개교하거나, 앞에서 말한 존 찰스 라일 주교가 성공회 복음주의자(Anglican-Evangelicals)로서 노동하는 교우들과 성찬례를 드리고 사업장을 심방하는 등 노동자들과 연대하였다. 2024년 6월 9일 (일)     


작가의 이전글 이야기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